강문석 동아제약 이사가 아버지인 강신호 회장이 이끄는 현 경영진에게 ‘백기’를 들었다. 강 이사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느끼며 아버님께 사죄를 드린다”며 평범한 아들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이사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형제 간의 화합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라며 사실상 경영권 다툼에서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던 강 이사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입장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 재계에서는 강 이사가 제기한 ‘동아제약 자사주 의결권 행사 제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한다. 강 이사가 20억 원을 빌리면서 회사 등기이사를 선임시켜주겠다고 약속했던 사실이 알려져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법원의 결정은 강 이사를 ‘그로기’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는 것.
강 이사의 항복으로 지난 3월에 이어 동아제약 사태는 또다시 봉합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난타전을 벌인 강 이사와 현 경영진의 앙금은 쉽게 가시지 않을 듯하다. 우선 현 경영진이 강 이사를 그대로 놔둘 리 만무하다. 강 이사도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할아버지의 땅을 팔아서라도 동아제약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듯이 다시 경영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