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를 주도했던 정 고문은 신당이 태동하는 과정에서도 막후 역할을 담당하는 등 범여권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진이다. 그런 정 고문이 25일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태의 글을 통해 “노 대통령은 정동영 후보와 대선에 대해 가능한 한 발언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고문은 “지금은 대선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당의 화합과 단결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정 후보에 대한 소극적 지지 입장을 표명한 노 대통령에게 작심한 듯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사실상 같은 당 소속의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설령 개인적 감정이 있더라도 후보의 지위를 흔들거나 위상에 상처를 주는 발언은 삼가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신당에 대해 ‘나와 정신적으로 연결돼 있는 당’이라고 밝혔고 정 후보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공과를 모두 계승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누구보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당 안팎의 지지자들을 통합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분이 바로 대통령”이라고 역설했다.
정 고문은 특히 “열린우리당에서 나를 쫓아낸 이유를 밝혀라” 등 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발언으로 적절치 않으며 노 대통령 자신에게도, 후보에게도, 당 전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정 고문의 고언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