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룸>이란 유령회사나 불안정한 주식을 사고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기 브로커들의 조직을 가리키는 용어. 국내에서도 개봉했던 이 영화는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사기 투자수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브로커 조직에 들어간 한 젊은이의 흥망성쇠를 그리고 있다. 이 젊은이가 주인공 지오바니 리비시(세스 데이비스 역)이다. 또한 영화 속 인물인 ‘그렉’이 몰고 다니는 부의 상징인 ‘페라리355’와 김경준 씨 소유의 차량이 ‘페라리550’이라는 점도 유사한 부분.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경준 사건은 영화 <보일러 룸>의 모방범죄”라며 영화 내용과 김경준 사건의 유사점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일러 룸>이라는 영화에 심취한 김경준 씨가 충실히 모방 범죄를 행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주인공이 주가조작에 대한 책임을 피한 채 도망을 가지만 김경준 씨의 범죄행위는 결국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이 말대로 김 씨는 사기브로커들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를 보며 일확천금의 꿈을 꾸었던 걸까. 아직은 ‘모방범죄’라고 단정 짓기 어렵지만 아무튼 영화의 줄거리가 그의 삶과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아 흥미롭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