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는 40여 년간 충청권 맹주로 활동하면서 항상 최고권력자 옆에서 2인자 역할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다. 심 대표도 충청권을 지지기반으로 충남도지사를 세 차례나 역임하는 등 ‘포스트 JP’로 입지를 구축해 왔다. 심 대표는 JP를 정치적 스승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엇갈린 정치적 선택을 했다. 심 대표가 먼저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지만 JP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했다. 오랜 세월 충청권을 기반으로 정치적 맨토·맨티 관계를 유지해 왔던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는 냉정한 정치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의 정신적인 인연까지 끊어진 것은 아닌 것 같다. 심 대표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JP가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누가 봐도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번에 지지 후보는 달랐지만 JP에 대한 존경은 변함이 없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JP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과는 달리 대선 직전 국민중심당을 탈당한 정진석 의원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정치적 소신이 다르면 당을 바꿀 수 있지만 정 의원의 경우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며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심 대표는 또 “충남 예산에서 나온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충청의 본심이다. 이런 본심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 연결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