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는 물론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공세를 대비해 그룹 차원에서 ‘M&A(방어) TF팀’을 꾸렸다는 것. M&A팀은 최근 사장 물망에 오르내리는 강연재 현대증권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을 중심으로 현대증권 다섯 명, 그룹 기획총괄본부 다섯 명 등 총 10여 명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M&A팀은 우선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탄’ 마련을 위한 재무적투자자(FI)를 찾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는 지분매집과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TF팀 구성’을 부인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노정익 전 현대상선 사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건설 인수 TF팀이 가동됐었지만 흐지부지됐고 아직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경영권 방어용’은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설혹 방어팀이 만들어진다 해도 지분구조가 빤한데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현대그룹은 지금까지 “우호지분이 충분해 그룹 경영권 방어엔 문제가 없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한편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상선 정기주주총회가 오는 21일로 잡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 정관변경 안건은 지난해와 다르게 문구 수정 등 일반적인 것들뿐이다. 주주들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