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출간될 때마다 출판업계에 ‘혁명’을 불러 일으키며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해리 포터 시리즈는 비단 출판계뿐만 아니라 저자인 조앤 K. 롤링 자신을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더 갑부로 만드는 등 여러모로 화제가 되면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이미 전세계적으로 1천3백만 부가 인쇄된 5편은 우리나라의 경우 오는 12월쯤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 1997년 1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출간된 이후부터 5권이 발간된 현재까지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법’과도 같은 진기한 기록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출판계의 신기록제조기]
지금까지 해리 포터 시리즈 1∼4편은 2백개 국에서 5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약 2억 부가 팔려 나갔다. 현재 종전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5편의 경우 미국에서만 8백50만 부의 초판이 인쇄되는 등 벌써부터 ‘초대박’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서점도 마찬가지다. ‘아마존닷컴’의 경우 5편의 선주문량이 1백만 건을 넘어서면서 4편이 세웠던 6만5천 건의 선주문 기록을 갈아치웠다.
[<불사조 기사단> 갖가지 해프닝]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발간되기 6일 전 영국의 한 지방에서는 뜻하지 않은 ‘트럭 습격 사건’이 발생했다. 책들을 가득 싣고 있던 운송 트럭이 그만 해리 포터의 광팬에 의해 털려버리고 만 것. 당시 트럭에 있던 책은 모두 7천6백80권이었다.
5편이 발간된 지난 6월20일 밤 영화 속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등장하는 스코틀랜드의 ‘앨느위크 성’ 앞에는 1백 명의 어린이들이 진을 치고 앉아 밤을 지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3년 만에 발간된 5편의 출간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모인 이들은 5편을 손에 들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들 중에는 이 성이 ‘진짜 호그와트 학교’라고 믿는 어린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 작가 조앤 롤링(오른쪽)은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부자다. | ||
롤링이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들고 처음 영국의 블룸스버리 출판사를 찾아갔을 때만 해도 롤링은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처음 받았던 저작권료는 고작 4천달러(약 4백70만원). 그로부터 6년여 지난 지금 롤링은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여성’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롤링이 영화와 책의 판권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약 7천7백만달러(약 9백억원)였으며, 순자산은 4억7천만달러(약 5천5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억2천만달러(약 4천9백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분명 돈 많은 여성임에 틀림없는 것.
[올빼미 키우기 대유행]
지금 영국에서는 해리 포터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면올빼미’를 키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친 공급으로 인해 되레 버림받는 올빼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만 해도 벌써 영국의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버려진 채 발견된 올빼미만 열세 마리. 동물보호센터의 담당자는 “해리 포터의 인기를 등에 업고 암시장에 내다 팔아 한몫 챙기려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사육한 결과 빚어진 기이한 현상이다”라고 설명한다.
[<마법사의 돌> 초판을 찾아라]
1997년 출간되었던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당시 5백 부의 초판만 인쇄되었기 때문에 현재 원본을 손에 넣기 위한 팬들의 노력은 눈물겹기 그지없다. 특히 저자의 친필 사인이 담긴 경우에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 현재 최고가는 4만2천달러(약 5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역시 대박을 터트린 영화 <해리포터-마법사의 돌>. | ||
영국 웨일즈 지방의 한 학교에서는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퀴디치 경기’를 실제로 실시하고 있다. 비록 하늘을 나는 빗자루나 날아다니는 공은 없지만 대신 훌라후프와 테니스 라켓을 사용하여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학교에는 7명으로 구성된 퀴디치 팀이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해리 포터 중독증]
생각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현실과 소설을 구분하지 못한 채 심각한 ‘해리 포터 중독증’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런던의 ‘킹 크로스역’의 역무원들은 간혹 발생하는 벽과의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행’ 열차를 타기 위해 ‘9와¾ 플랫폼’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종종 있기 때문. 물론 지금껏 성공한 어린이들은 단 한 명도 없다.
[옥스퍼드 사전에도 올라]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서 ‘머글(muggle)’이란 단어를 찾아 보면 (동물의) 꼬리 혹은 마리화나 담배로 정의 내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발간된 옥스퍼드 신판에는 한 가지 의미가 더 추가되어 있다. 즉 ‘마법 능력이 없는 사람’이란 의미가 바로 그것. 이것은 ‘머글’이 해리 포터 소설에서 마법사들이 마법 능력이 없는 일반 사람들을 부르는 말로 쓰였던 데서 기인한 것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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