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앙내무위원회의 판 바(54) 남부지부 총감독은 23일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병을 고치면 또다른 병이 생긴다. 공직자의 부패를 막기위해 끊임없이 처방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 바 베트남 내무부 남부지부 총감독. 그는 “한국과 베트남은 ‘정(情)’의 사회, 반부패 위해 깊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중앙내무위원회는 행정기관 및 자치단체의 사무와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감찰·감독을 목적으로 하는 최고 감사기관으로, 한국의 감사원에 해당한다.
판 바 총감독은 20개 성이 있는 베트남 남부지역의 감찰을 총괄하고 있다.
판 바 총감독은 18명의 베트남 중앙내무위원회 고위공직자를 이끌고 충남대 글로벌리더십개발센터(센터장 윤영채 행정학과 교수)의 ‘반부패 정책과 실행’을 주제로 한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15년 간 판사로 재직한 그는 말투 하나하나에 꼿꼿함과 청렴함이 묻어났다.
중앙내무위원회의 고위간부답게 그는 한국의 ‘김영란 법(부정청탁금지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번 연수에서 세종시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해 ‘김영란법’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원활한 법의 안착을 위해선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단 베트남과 비슷한 법률과 규정이 있다. 지난 2007년 베트남 정부가 정한 64조가 공직자 금품수수금지에 관한 규정이다”라며 “‘김영란법’은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 법 적용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과 베트남은 ‘정’이 있는 사회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란법’은 그 적용이 더욱 어려운 점이 있다”며 “양국 모두 반부패법 적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대 글로벌리더십개발센터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한 베트남 내무부 고위공직자들이 ‘윤리적 행정’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판 바 총감독은 이번에 참가한 충남대의 연수프로그램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윤리적 행정에 대한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 베트남은 윤리적 문제에 있어 유사성을 지닌다. 이번 연수를 통해 배운 한국의 윤리적 행정을 베트남 행정에도 적용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대해서는 “통역을 통해서 배우니 조금 불편했다”면서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수업때는 70%만 알았지만 질의응답으로 100% 채워졌다”며 흡족해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세종시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판 총감독은 “잘 계획된 도시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세종시의 건물들, 특히 용의 형상을 본 뜬 세종정부청사의 모습이 이채로웠다”고 고백했다.
판 총감독은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기를 바라며 재방문을 약속했다.
그는 “한번의 연수만으로는 공부가 많지 않다. 부패문제는 복잡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부패는 큰문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대 글로벌리더십개발센터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베트남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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