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육상자위대의 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 | ||
이라크 내에서 자위대는 이라크 국민을 위한 의약품 수송 및 식량 보급 등 인도적 지원활동과 치안유지에 나선 미국군과 영국군에 대한 후방지원 활동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비전투지역’에 한해 자위대를 파견한다고 규정되어 있긴 하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라크 현지 사정이 전투지역과 비전투지역을 사실상 구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위대가 이라크에서 교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현재 육상자위대가 최대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과연 어느 부대가 선발대로 이라크에 파견될 것인가다. 처음에는 홋카이도의 제2 사단이 유력시되었다. 방위청 출입기자에 의하면 “자위대에서는 국제구급대의 해외파견에 대응하기 위해 사단마다 돌아가며 광견병과 A형 간염 등의 예방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마침 홋카이도의 제2 사단 부대원들이 예방접종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또다른 유력후보가 등장했다. 바로 수도방위 임무를 맡고 있는 동부방면대(東部方面隊)의 제1 사단(도쿄/네리마)이다. 이는 현재 이라크 남부로 파병될 가능성이 높은 일본의 자위대가 시가지에서 캠프 조성 등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노하우를 갖고 있는 부대는 수도인 도쿄를 지키는 정경중핵사단 동부방면대 제1 사단뿐이라는 것이다. 홋카이도의 제2 사단의 경우는 평원이나 산악지대에서 활동하는 전차중심 부대로 시가지에서 캠프를 만드는 것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제1 사단은 지금까지 방위시설의 설치와 흙부대를 크레인으로 쌓아올리는 훈련을 반복해오고 있다. 준비명령이 언제 떨어지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가 돼 있는 셈.
현재 일본 자위대 선발대의 임무지는 이라크 남부의 나시리아나 사마바가 유력시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시아파의 반미세력이 강한 지역들이다.
의회 결정 등의 수속을 생각하면 보통 준비지시부터 파병까지 최소 3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2월 상순에 선발대를 보낼 예정이다. 총선거 후인 11월 중순에야 후쿠다 관방장관이 준비 지시를 내릴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자위대 파병까 지는 한 달도 채 안되는 빡빡한 스케줄이 될 전망이다.
▲ 고이즈미 일본 총리 | ||
아랍어도 문제다. 현재 육상자위대에서 아랍어를 할 수 있는 대원은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 전투복 또한 준비되지 않은 상황. 사막에서는 육상자위대의 녹색 전투복은 눈에 띄기 쉽다. 그래서 흰색 계통의 미군 전투복을 수입해 일본인 체형에 맞추자는 말도 있으나 아직 유동적이라고 한다.
계속되는 이라크 사태 악화로 파병을 약속했거나 고려중이던 국가들이 연이어 파병철회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에게 선보일 자위대 파견은 일본 국내 및 전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나운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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