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된 시간을 풀어 자신의 시간으로 획득하는 ‘시간쟁탈전쟁’
○통괄평가, 문재인-안철수, 홍준표-유승민 양자 격돌 우선 정립
○현재진행, 호남 선택과 집중의 기준, “누가 본선 승률이 높은가”
○양자구도, 문재인의 대세론 굳히기, 안철수 호남강세로 대전환
○잠복전망, 범 기독교 세력 5-9 대선 결정지을 태풍의 눈 급부상
1. 통괄 평가: 5-9 대선 포인트, 망원경과 현미경을 시간 속에 들여다 봐야 포착
오늘이 4월 10일이고, 대선일이 5월 9일이다. 역산하면 꼭 29일, 4주간 정도 남았다. 그러나 여론조사 공표 금지일이 5월 3일을 감안하면, 판세 결정 기간은 사실상 3주 남은 셈이다. 2개월 중 절반의 시간이 사라져 버렸다.
환기하자면, 요한기자는 지난주 칼럼(2017년 4월 3일자)에서 5-9 대선의 결정 권력은 시간(hidden actor)이라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은 통상 대선기간 1년을 2개월이라는 촉급한 시간으로 강제적으로 절단·압축시켰다.
당연하게도, 이번 대선은 압축된 시간을 풀어 자신의 시간으로 획득하는 ‘시간쟁탈전쟁’에 다름 아니다. 결집된 시간의 정화가 시대정신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흐름의 형세를 조망할 망원경과 자신의 강점과 약점, 위기와 기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현미경이 모두 요구된다.
대선 현장에서는 지지도가 최고점에 이른 민주당 문재인 후보(이하 문재인)는 ‘빨리 흘러가야 하는 시간의 소멸’을, 추격하는 국민의당 안철수는 ‘안희정·이재명 시간의 회귀’를, 자유한국당 홍준표에게는 ‘유승민 시간과의 동맹’을, 바른정당 유승민에게는 ‘홍준표 시간의 전복’을 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주 변화의 경과는 예측의 기조 안에 있었다. 안철수는 문재인과 양자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선전했고, 문재인은 서둘러 안희정·이재명과의 잔여 시간의 통합을 꽤하는 방어진을 구축했다. 그러나 홍준표와 유승민은 제각각 주어진 자신들의 시간전략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한기자는 국민과 독자들에게 앞선 시간을 진단 드린다. 오늘이 4월 10일이니까 4월 17일까지 한 주간에, 5-9대선 승패를 판가름 짓는 제 1차 분수령이 일어난다. 관전 포인트는 바로 문재인과 안철수가 모든 운명을 걸고 격돌할 호남 대회전이다.
홍준표는 범보수 대개혁의 기치를 주창하지 못하면, 본선승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유승민은 ‘TK가 납득할 수 있는 중도통합의 기치’가 없다면, 변수로 전락할 수 있다. 바로 안철수-홍준표에 의한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제 2차 분수령은 4월 17일 이후 예상되는 종교계의 동향, 특히 범 기독교계의 선택과 집중이다. 기독교계의 선택은 불교와 카톨릭 등 종교계 전반으로 확산되어 대선의 결정 권력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번 주에 큰 흐름이 잡히고, 다음 주가 도래하면 사실상 1,2,3위 순서가 드러난다. 제 3차 분수령은 ‘유승민의 정치적 선택과 TV토론’ 정도가, 변수로 남게 된다.
국민과 독자들에게 특이점을 보고 드린다. 역대선거 결과를 보면, 선거막바지 양자구도에서 네거티브전을 먼저 과도하게 펼친 쪽은 본선에서 반드시 패배했다는 점. 그 검증된 사례가 1997, 2002 두 번의 이회창, 2007 정동영, 2012 문재인 패배의 경우가 해당된다. 4월 10일은 선거 막바지가 현재진행형이다.
문재인(좌), 안철수(우)
2. 축적된 오늘: 문재인–안철수 양각 구도 정립의 의미
요한칼럼 진단의 절반에 해당하는 범 진보, 즉 문재인-안철수 진영의 동향과 전망은 현실로 구현되었다. 문재인은 당선가능성 1위를 구가하며 안희정·이재명과 함께 방어전에 나섰다. 38석의 정권교체로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어렵다고 안철수를 공격하면서, 당내 비주류 인사들과 생맥주로 하나 되는 안정감을 연출했다.
안철수는 문재인을 턱 밑까지 맹추격하여 양자대결 구도의 각축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급격한 상승세에 언론과 국민 모두 놀라고, 관훈 토론에서는 중도 통합노선의 국정비전과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눈 여겨 볼 대목은 후보들의 이미지 변신이다. 문재인은 이승만·박정희 묘소를 참배했고, 민주화와 산업화의 병진론을 역설했다. 격세지감이다. 안철수는 완전히 ‘깡의 철수’로 변모했고, 제 4차 산업시대의 경제론을 펼친다. 괄목상대이다.
동반된 네거티브전도 눈길을 끈다. 문재인은 ‘조폭과 신천지의 안철수 지원론’을 던지고, 안철수는 ‘문재인 아들 특혜론’과 ‘노무현 조카 음주운전 인지여부’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역대선거 결과는 말해준다. 흑색선전에 집착하면, ‘불리한 쪽이 흑색선전’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다.
<사진=문재인 페이스북 캡처>
3. 4월 16일, 5-9 대선 제 1차 승패의 분수령은 호남대회전
망원경을 들면, 첫 번째 승패의 분수령이 이번 주, 4월 16일까지 호남에서 일어난다. 현미경을 들여다보면, 앞선 문재인의 지지도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여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범 진보진영으로 분포되고, 부산에서 새롭게 생성되고 있었다.
추격하는 안철수의 지지도는 중도 진보층을 기반으로 하여, 호남과 서울충청권의 범 중도 보수진영, 나아가 영남권 보수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사존망, 운명의 사활을 건 승부처는 ‘호남’이다. 4-13 총선결과 호남은 국민의 당과 안철수의 정치적 안방으로 등록되었으나, 정당과 대선 후보와 지지도 1위의 실효성은 민주당과 문재인이 누려오고 있다.
호남은 ‘국민의당 안방’과 ‘대선후보 선택과 집중’이라는 양단간의 선택권을 틀어쥐고 있다. 4-13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을 선택했으나, 대선후보 지지도는 아직 문재인에게서 떠났다고 볼 수 없다.
정확히 말해서, 호남의 마음은, 마치 충청권 표심이 전통적으로 내세운 ‘전략적 모호성’이다. ‘이 후보다. 저 사람을 선택했다’고 밝히지 않고 있다. 내심 문재인의 당선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문재인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상대적으로, 안철수의 나약한 정치성향을 지적하면서도, 기대감을 포기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견지해왔다.
호남의 선택과 집중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본선 당선 승률’에 있다. 너(=문재인과 민주당)도 알고, 나(=안철수와 국민의 당)도 알고 우리 모두(=국민) 알고 있으나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5-9 대선에서 호남의 선택과 집중은 ‘본선 당선 승률과 기대감’에 따라서 총 90% 중에서 적게는 60% 이상, 많게는 80% 까지도 특정후보에게 쏠릴 수 있다. 문과 안의 양자대결 구도 속에서 승자는 적게는 6대 3, 많게는 7대 2까지도 표차를 벌여 획득할 수 있다.
호남의 5-9 대선 결정 역량은 바로 이 ‘선택과 집중’이라는 핵심주제어에 있다. 특이점은 빅뱅에 비견할 만한 위력을 지닌다. 호남이 특정후보를 선택하고 나면, 상대 후보의 지지도는 대칭적으로 추락한다. 문재인과 안철수 진영, 공히 생사존망이 걸린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변곡점이다.
<사진=안철수 페이스북 캡처>
4. 4월 둘째주간 전망
여론조사 기관들에 따르면, 호남이나 영남지역 여론조사 응답률은 20% 정도이다. 다른 지역 15% 정도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 무응답이 80% 정도라면 호남의 마음을 읽기에는 턱없이 낮다.
그 꼭꼭 숨겨진 호남의 마음이 4월 10일부터 한 주간 동안 드러난다. 호남이 문재인을 선택하면 4월 16일 전후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은 40%대로 진입하여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한다. 안철수의 지지도는 정체 내지 하락세로 돌아서고, 문재인은 단단한 지지 속에 수도권으로 ‘정권교체론’의 대세몰이를 하게 된다.
반면, 호남이 안철수를 선택하면 4월 16일 전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가 40%대로 진입하면서, ‘안철수 강세론’으로 대역전된 상황이 전개된다. 문재인의 지지도는 하락세로 돌아서고, 안철수는 수도권과 영남권으로 해원상생,화해동맹의 중도통합의 지평을 확장한다.
따라서 호남은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문재인과 안철수가 벌이는 대회전의 격돌현장이다. 곧 5-9 대선 제 1차 승부의 분수령이다. 호남이 선택하고 나면 영남의 마음도 결정된다. 한마디로 대선지도상에서 “문재인 대세 굳히기로 가느냐”, “안철수 강세론으로 전환되느냐”, 그 확연한 선과 면과 굴곡들이 드러난다.
시간의 결집된 양상이 시대정신의 정화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판가름 짓는 주인공, 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정답은 ‘단 한사람의 편’이다. 격차를 벌여야 하는 문재인에게는 현재진행형의 일주일이 7년 보다 길고, 쫒아가 역전해야 하는 안철수에게는 7분 보다 짧을 수 있다.
어느 한 쪽(actor)에게 희망의 시간이라면, 다른 한 쪽에는 고문의 시간이 된다. 시간(hidden actor)은 현재진행의 맥락과 국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번 주 4월 16일까지 첫 판가름 난다.
시간 결집의 정화(精華), 시대정신을 통찰해야 한다. 그 깃발을 틀어 쥔 자 만이 자신을 혁명하고, 역사와 국민을 어둠의 저편, 앞선 시간으로 인도할 수 있다. 정치란 정치인 스스로의 살과 영혼을 저며 내어 국민들에게 오늘의 눈물을 닦아주고, 내일의 희망을 주는 살신성인의 길이다.
박요한 선임기자.ilyokorea@ilyo.co.kr
정치학 박사, 숭실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정치학회·북한연구학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