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박병원 신임 경제수석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감을 발표했다. 박 수석의 재산 신고액은 2006년 2월 기준 23억 4178만 원으로 수석진 평균 16억 원대를 훨씬 웃돌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
과연 새로이 정부를 끌어갈 청와대 수석들의 재산규모는 어떠할까. 청와대는 신임 수석들을 발표하면서 이들의 평균 재산액이 16억 3000만 원이라고 공개했다. 1기 참모진들의 평균재산액이 36억 700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아진 액수지만 개중에는 여전히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현실적 거리가 있는 듯한 경우도 눈에 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새로 임명된 수석들은 한 달 이내에 재산내역을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앞서 기존에 공개됐던 자료를 토대로 이들의 재산 규모를 미리 점검해 보았다(전직 의원 및 관료 등 의 경우 본인이 과거 신고한 재산내역을 참고했으며 신고시점 이후의 변동사항은 반영하지 못했음을 밝혀둔다).
정무수석 자리에 오른 맹형규 전 의원은 지난 3월 17대 국회의원으로서 공개한 총 재산신고액이 24억 8976만 원. 이 가운데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보유액이 21억 9491만 원으로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맹 수석 본인 명의로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169.44㎡(약 51.3평) 규모의 아파트(거래가 8억 4800만 원)와 송파구 방이2동에 사무실 전세권(보증금 2000만 원)을 소유하고 있으며 어머니 이름으로 된 아파트 전세권(2억 3000만 원)도 기재돼 있다.
또한 본인 명의로 경기 양평군 양동면 고송리에 임야 29만 2500평가량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 임야는 문중재산으로 기재돼 있다. 실거래가를 계산해보니 평당 3500원대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배우자 소유로 된 용산구 신계동 대지와 주택은 신계 재개발 단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부인 채 아무개 씨가 8명과 공동 명의로 신계동 1-50번지 주택과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등기부등본상에는 1944년 상속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공동상속 재산이므로 투기목적의 투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인 채 씨의 지분은 대지 28.82㎡(약 8.7평)에 건물 6.79㎡(약 2.1평) 정도로 매우 작으며 평가액은 1111만 원 정도다.
예금으로는 본인 명의로 8630만 원, 배우자와 어머니 명의로 각각 2억 1275만 원, 4008만 원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재산공개 기준 시점이 지난해 12월 31일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6개월간 큰 폭의 재산 변동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석급 홍보특보로 내정된 박형준 전 의원의 경우, 지난 3월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총 재산은 10억 6934만 원. 본인 명의 부동산으로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오피스텔(3900여만 원)과 아파트 전세권 등이 있고 부인 명의로 부산 중동의 아파트(2억 6300만 원)와 상가(4억 6800만 원), 근린생활시설(8억 7000만 원) 등 총 16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당시 공개 내역에는 부인 명의로 경북 경주시 외동읍 신계리에 대지 2필지 268㎡(약 81평·1800만 원 상당)를 소유한 것으로 기재됐지만 부동산등기부 확인 결과 이 두 곳의 필지는 지난 3월 최 아무개 씨에게 증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본인과 부인 명의로 예금 4억 1600만 원이 있었고, 부인 명의로 6498만 원 상당의 유가증권도 갖고 있었다.
박 전 의원은 11억 8000여만 원에 이르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는데 이는 부인이 화랑을 경영하면서 운영자금 등을 대출받았기 때문이다.
정동기 민정수석의 경우 지난 2006년 인천지검 검사장을 지내던 당시 관보에 실린 재산공개 내역을 토대로 확인했다. 정 수석은 아버지 명의로 경북 봉화군의 토지 6290㎡(약 1903평)를 소유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는데 이중 일부는 이후 증여됐거나 매매된 상황이다. 본인 명의로 당시 소유하던 서울 강남구 대치1동 청실아파트 148.91㎡(약 45평)를 아직도 갖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공개한 ‘공동주택가격’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가격은 14억 8800만 원. 현재 재건축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최근 강남 일대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면서 이 아파트 역시 가격이 다소 하락하고 있는 상황. 인근 부동산 업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세 11억 원대였던 102㎡(30평형)의 경우 최근 9억 원대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이외에 당시 본인과 배우자, 장녀 명의로 총 1억 8616만 원의 예금액을 신고했었다. 2006년 신고한 재산총액은 9억 6840만 원. 하지만 소유 부동산의 공시지가가 오른 데다 정 수석이 지난해 대검 차장에서 퇴임하고 변호사로 개업했기 때문에 현재의 재산총액과는 사뭇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의 경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던 지난 4월 공개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토지와 건물, 현금, 예금, 유가증권 등에 고루 재산이 분포돼 있었다. 토지로는 본인 소유로 경기 남양주시 진전읍 부평리에 임야 6600㎡(약 1996평)를 갖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으며 평가액은 4000만 원.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있는 대지 175.48㎡(약 53평) 및 건물 144.33㎡(약 44평) 역시 본인 소유로 이 다세대주택의 평가액은 4억 7000만 원이었다. 이외에 배우자 소유의 현금 1101만 원과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된 예금 2억 9146만 원, 본인 소유의 유가증권 1879만 원을 신고했다. 총 재산신고액은 7억 4056만 원.
박병원 경제수석의 경우 지난 2006년 2월 28일 관보에 공개했던 총재산 신고액은 23억 4178만 원. 당시 박 수석은 토지는 한 필지도 갖고 있지 않았고 본인과 어머니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씩을 신고했다. 본인 소유로는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164.99㎡(약 50평) 규모의 아파트가 있었는데 당시 평가액이 4억 5050만 원. 어머니 명의의 서초구 반포동의 삼호가든 3차 아파트는 109.92㎡(약 33평) 크기로 당시 평가액은 3억 9100만 원이었다.
당시 예금액은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 장남, 자녀를 포함해 총 10억 7031만 원을 갖고 있었으며 증권도 가족 모두의 명의로 여러 종류의 주식 4억 2987만 원어치를 소유하고 있었다. 박병원 수석의 경우 해당지역 부동산 공시지가가 계속 오른 데다 지난해 2월 재정경제부 1차관직에서 물러난 뒤 1년 3개월간 우리금융지주(주) 회장을 맡아왔기 때문에 그후 재산이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지난 4월 공개한 총재산액이 10억 1230만 원으로 부동산은 본인 명의로 한 채만 보유하고 있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빌라 주택으로 평가액은 10억 4000만 원. 그리고 예금 9244만 원, 주식 1억 5912만 원 상당을 갖고 있었고 배우자 명의의 골프 회원권 2개를 신고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언니로부터 차입한 금액과 빙부상 조의금으로 주중회원권 구입’이라고 설명했다.
줄곧 학계에 몸담아온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은 재산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고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인 강윤구 사회정책수석의 경우 이미 5년 전의 재산 자료밖에 없는 상태다.
청와대 수석들의 보다 정확한 재산내역은 향후 재산신고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일부 수석의 경우 예금액과 부동산에서 역시 서민들의 눈높이와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들이 재산을 쌓듯 앞으로 국민들의 신망을 쌓아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