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 주지 원경스님
[대전=일요신문]육심무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태화산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대학에서 순수화학을 전공하다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보고 나를 알고 싶어졌단다.
나를 한번 찾아보자며 아무것도 모르고 불교에 들어갔다가 부처님의 매력에 빠져, 장부로서 한번 출가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출가를 하게 됐단다.
대전과 충남지역의 조계종 도량들을 살피는 본원인 마곡사는 주지는 지역 불교계의 큰 어른으로 수양과 종무를 담당하는 책임이 무겁고 일이 어려운 자리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즈음하여 교구장인 원경스님에게 생활 불교에 대한 말씀과 2018년도 전국7개 사찰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먼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지요.
올해는 5월 3일이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 교화의 삶은 궁극적으로 모든 중생을 깨달음의 세계로 이끌어 주시는 것이며 깨달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시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지혜로서 중생을 절복시키시고, 자비로서 중생을 섭수하십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마음을 가진 자가 부처이고, 마음은 생각이고 의식이며, 볼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불교 믿는 사람의 얼굴은 부처님처럼 웃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웃고 다니세요,
부처님이 세상에 온 것이 곧 큰 뜻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마곡사 산사음악회
- 부처님께서 교화 하신 사례 중 절복과 섭수의 사례란 무엇인가요?
수많은 사람들을 교화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은 언제나 새롭고 그것은 만나서 교화하시는 사람이 갖고 있는 문제가 각각이 다르며, 그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의 상태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처럼 각 사람의 입장에 서서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사람의 연령이나 성별 혹은 계급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심리상태나 지식정도에 따라 그가 안고 있는 가장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 사람이 가장 이해하기 쉽게 합리적으로 말씀을 하시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십니다.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각각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태, 즉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근기에 따라서 가르침을 주신다고 해서 부처님의 설법을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고 합니다.
- 웃고만 살기에는 중생의 삶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데요.
기성세대 어른들은 요즘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고 합니다만, 자식은 내 것이 아니고 다른 인격체로 존중해줘야 합니다.
소유물로 생각하니까 화내고 짜증내는 것인데, 식구를 부처라 생각하면 화를 못냅니다.
남편이 부처님인데 앞에서 어떻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겠는습니까? 자식을 부처님이라고 생각하면 함부로 대하겠습니까?
현대인들은 또한 참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참는 방법을 연습하세요.
짜증나는 사람을 부처라 생각하고, 염불을 하면 모든 미움과 짜증이 마음속에서 녹아 내립니다.
가정에 평화와 웃음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또 바쁘다는 핑계로 절에 못 간다는 말 하지 말아요, 가정이 법당이고 부처님이 계신 곳입니다.
가정에서 우선 내 자식과 부모를 부처님 대하듯 참고 사랑하면 그 곳이 곧 법당이고, 나아가 극락이지요.
부처님처럼 용서하고, 기꺼이 인내하고, 웃고 사세요.
- 불자가 아니더라도 음력 사월초파일이 다가오면 많은 분들이 연등을 다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연등을 밝히는 것은 성불을 발원하는 것입니다.
성불은 다르게 말하면 괴로움으로 부터의 해탈을 의미하므로 궁극적인 관점에서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사찰에 연등을 달고 그 아래 자신과 가족의 이름을 적는 것은 일종의 마음의 불성을 일깨우기 위한 것입니다.
- 스님은 불법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불교의 핵심은 우리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구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함으로써 덕성을 기르고 악행을 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별해야하며, 그렇게 해야 합니다.
또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해롭게 할 것이 무엇인지를 구별해야 하며, 그것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로운 행위를 하고 해로운 행위를 그만두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행복합니다. 내가 좋은 공부를 하고 부처님 공부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 불화를 하는 스님들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마곡사에 금어원 건립을 추진하는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단계이고 5월말에 종합계획이 세워지면 그때 윤곽이 나옵니다. 전문위원들도 금어원은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이야기 합니다.
전통을 살리고 사찰에 불화를 하는 스님들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님들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곡사 산사음악회 연주
- 교구장으로 하실 일이 많으실 텐데요.
2018년도 전국7개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돼야하기 때문에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선 필요한 것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산사음악회를 열어 충청 지역은 물론 전국의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마곡사의 신록만큼이나 푸른 희망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고요. 마곡사주지로 취임한지 4년이 다돼가기 때문에 6교구가 안정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게 제가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6교구가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각자 위치에서 지역불교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주는 것도 교구장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사스님들이나 본사나 모두 무탈하게 포교활동을 하고, 말사 스님들이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스님들의 복지문제도 많이 개선됐습니다.
또 6교구 본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활형편이 어려운 스님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 작은 나눔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스님들이 거처할 수 있는 복지관을 대원암에 건립중에 있으며. 우선 노스님 열 분 정도 모실 계획입니다.
1차로 대웅전과 주변건물은 지었고 내년에 완공을 목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