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한 여기자가 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비화를 담은 폭로서가 러시아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더니 이번에는 ‘대통령의 험한 입’이 서점가를 강타했다.
얼마 전 러시아인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출간된 작가 미상의 <97개의 푸틴 어록>이란 책이 바로 그것. 이 책은 지금까지 4년 남짓한 집권 기간 동안 푸틴 대통령이 공개 또는 비공개석상에서 발언한 다소 거친 언행을 삽화와 함께 모아놓은 것으로서 출간 전부터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던 책.
“모두들 쥐도 새도 모르게 뒷간에 쳐넣어 죽여버리겠다”는 테러분자들을 향한 살벌한 충고를 비롯하여, 자신의 눈밖에 난 한 기자에게 “아주 거세해버릴 테다”라는 등 매우 수위 높은 폭언들이 담겨 있다.
평소 간결하고 핵심을 찌르는 발언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것과 달리 이처럼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세련되지 못한 언행으로 간혹 언론의 질타를 받아왔던 푸틴 대통령으로선 간담이 서늘하게 마련.
워낙 예민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라 처음 4만 권을 선주문했던 한 대형 서점에서는 돌연 주문을 취소하고 판매하지 않기로 했는가 하면 대부분의 서점에서도 나서길 꺼려 하고 있는 상태. 몇몇 용기있는 서점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이 책이 과연 얼마만큼의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