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도 20곳 이상 난도질 당해
- 나의갑·김성 씨,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원본 기증
사진 왼쪽부터 김성 (정의화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나간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나의갑 (광주광역시 5‧18진실규명지원단 자문관) <광주시 제공> ilyo66@ilyo.co.kr
[광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1980년 5‧18 직후 계엄군 검열관실에서 검열받아 20곳이 넘는 부분이 삭제된 옛 전남일보(현 ‘광주일보’ 전신) 신문 ‘대장’이 37년만에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당시 옛 전남일보 기자였던 나의갑(현 광주시 5·18진실규명지원단 자문관)씨와 김성(정의화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씨는 그동안 보관해 온 1980년 6월4일자 전남일보 3면 ‘광주사태 본사 취재기자 방담’ 대장을 이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했다.
옛 전남일보 ‘대장’은 신문이 제작되기 직전 최종 교열을 위해 복사된 자료로, 당시에는 계엄군 검열관실 검열을 받은 뒤 인쇄하도록 돼 있었다.
이 ‘대장’은 검열관실과 옛 전남일보 사이에 연결된 직통전화를 통해 검열관실에 파견된 기자가 삭제해야 할 부분을 알려주면 편집국에서 이를 표시했었던 것이다.
‘대장’을 보면, ‘무엇을 위한 항거였나, 밑흐름 파악’이라는 제목이 송두리째 삭제돼 있으며 ‘시민정신’이라는 단어도 삭제되는 등 전체 기사 가운데 20곳이 넘는 부분이 군 검열관에 의해 삭제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5·18 당시 지방신문이었던 전남일보와 전남매일신문은 군 발포 전날인 5월20일자까지 제작한 뒤 중단됐다가 계엄군이 6월2일부터 신문 발행을 승인해 속간됐다.
그러나 검열 과정에서 5·18과 관련된 기사의 진실된 표현과 긍적적인 표현에 대해 가차없이 난도질을 했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당시 계엄군의 언론통제 상태가 그대로 드러난 ‘대장’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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