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대로 된’ 변명을 하면 오히려 자신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다. 우치다 비즈니스 연구소의 우치다씨는 “변명이란 간단하게 말하자면 오해를 풀거나, 상대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행위”라고 단언한다. 또한 그는 “큰 실수를 하거나 궁지에 몰렸을 때 상대를 납득하게 만드는 변명은,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필수불가결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고 말한다.
고객편
거래를 시작할 때
‘상대의 입장’에 서서 변명을 생각하는 것이 고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기본이다. 상대의 마음에 드는 것이 곧 자신의 평가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방문 거래를 뚫기 위해 방문한 회사에서 “당신네 회사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라는 말을 들었다면?
○ “예, 아마 그럴 겁니다. 거창한 광고나 선전을 하지 않는 것이 사장님의 방침이거든요.”
× “그러십니까? 업계에서는 꽤 알려진 편인데….”
‘거창한 광고나 선전은 하지 않는다’고 미리 말함으로써 ‘품질중시’라는 회사의 방침을 어필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알려진 편’이라고 하면 “당신이 모르는 것뿐”이라고 상대가 해석하고 기분이 나쁠 수 있다.
대화 새로운 분야의 고객을 만났다. 상대가 이야기하는 전문용어를 반도 알아들을 수 없다면?
○ “귀사의 사업전개는 제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군요.”
× “제게는 이야기가 너무 어려워서 잘 모르겠군요.”
‘높은 수준의 사업전개’라는 말로 상대의 프라이드를 만족시킨다. 맞장구를 치면서 전문용어의 의미를 조금씩 물어보는 것도 좋다.
항의에 대처할 때는 ‘깔끔함’이 포인트. 처음부터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태도를 취하거나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단지 사과한다고 해서 상황이 호전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반드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불량품 불량품에 대해 항의하러 온 고객이 “당신하고는 말이 안 되니 상사를 불러오라”며 막무가내로 버틴다면?
○ “어떤 점이 불만인지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 “지금 상사가 볼 일이 있어서….”
‘상사를 불러오라’고 할 경우 거절은 하지 말고, 어떤 점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 참을성 있게 고객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상사에 대한 일은 논점에서 벗어나게 된다.
납품실수 납품 실수로 주문과 다른 제품을 보냈다. 거래처에서 “당신 회사는 더 이상 신용할 수 없으니 거래를 중지하겠다”고 한다면?
○ “그 제품은 오늘 아침에 새로 수배했으니 내일 12시 정도면 귀사에 배달할 수 있습니다.”
× “새로 발주해서 처리했으니….”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 ‘내일 12시’라는 식으로 기한을 명확히 제시해 상대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한다.
접대 “오늘은 저희가 대접하겠습니다”고 접대자리를 마련했는데 상대가 지나치게 비싼 술만 연이어 주문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과연 취향이 다르시군요. 다음은 조금 서민적입니다만, 제가 잘 가는 곳으로 모셔도 괜찮겠습니까?”
× “저희들 사정도 생각해 주십시오….”
일단 상대방을 띄운 후에 ‘제가 잘 가는 곳’으로 장소를 바꿔 금전적인 부담을 덜도록 하자. 이런 방법이라면 상대방도 기분 좋게 기꺼이 응할 것이다.
상사편
실적이 낮아 질책당할 때
상사가 자신과 닮은 타입이라면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말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전혀 다른 타입의 상대라면 의외의 한마디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인간관찰’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달에 “다음달에는 잘 하겠습니다”라고 했지만 결국 실적을 올리지 못한 당신. 상사에게 혼난 것은 물론이고 “정말로 의욕이 있기는 한 건가”라는 말까지 들었다면?
○ “죄송합니다. 약한 지역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느라…. 하지만 분명히 반응이 있습니다.”
× “제가 담당한 지역이 워낙에 안 좋은 곳입니다. 목표량을 줄여주십시오.”
우선 사과할 것. 그 다음 실적을 올리지 못한 요인을 구체적으로 들어, 자신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과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상대에게 전한다. 적극적인 모습을 어필하는 것이 포인트.
회식에서 설교가 이어질 때
무리하게 술을 권하는 등 일과 관계없는 상사의 요구에 당황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때는 ‘의사의 권고’나 ‘부모와의 약속’ 등 외부의 요인을 들어 거절하면 분위기를 망치는 일 없이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 ‘보약’을 이유로 드는 것도 효과적일 듯.
회식자리에서 상사의 설교가 시작됐다.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 “아, 그러고 보니 거래처 김 부장님이 과장님 칭찬을 많이 하시던데요.”
× “슬슬 화제를 바꿀까요?”
감쪽같이 다른 화제로 바꾸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가장 좋은 것은 같은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과장이 흥미를 가질 만한 ‘거래처의 ○○부장님’ 이야기를 하는 것. 그렇게 하면 자연히 설교는 끝나고 다른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