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검증을 하는 용의자(오른쪽). | ||
이 섬뜩한 대사는 물론 소설 속에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내용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말았다.
일본은 지금 ‘교살마’ 혹은 ‘질식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엽기 살인마에 대한 충격으로 술렁이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세 명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마치 자신의 범행을 예고라도 하듯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람을 질식시켜 고통스럽게 죽게 만드는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한 소설을 올렸다는 점이다.
지난 8월5일 세 명을 질식시켜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마에우에 히로시(36)라는 남자가 체포됐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조사과정에서 그의 엽기적인 행위들이 속속 드러난 것.
다음은 마에우에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소설의 일부다.
“처음 계획대로 나오미를 질식사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나오미는 신음소리와 함께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녀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눈에 똑똑히 각인시키며 나는 만족감에 빠져들었다.”
“모든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카메라를 가방에 넣었다… (중략) …집에 돌아온 후 녹화한 비디오를 몇 번이고 봤다. 나오미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나는 그것을 보며 몇 번이나 자위를 했다.”
마에우에의 ‘분신’인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포함해 전혀 모르는 사이인 여중생을 살해한다. 이 소설은 주인공과 피해자로 계속 시점을 바꾸며 질식 장면을 집요하게 되풀이해 묘사하고 있다.
현실 속의 마에우에도 질식을 당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상대가 여성이건 남성이건 신경 쓰지 않았다. 실제로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과거에도 목을 조르거나 입을 막는 등 상해죄로 세 번 체포를 당한 일이 있는데, 피해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
마에우에의 이 기괴한 성벽(性癖)은 그가 중학생일 때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유명한 탐정소설 작가인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을 읽고, 질식당해 괴로워하는 여성에게 흥분을 느끼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목을 조른 것은 중학교 때의 일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조용히 지냈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친구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사건으로 퇴학을 당하게 된다. 그 후 여러 직장을 전전하던 중 또 다시 사건을 일으킨다. 직장동료의 집에서 그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사건을 일으킨 것. 이 사건으로 그는 처음으로 체포를 당한다. 하지만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져 실형은 면할 수 있었다. 그 후 벤젠에 적신 수건으로 길 가는 여성의 입을 막아 기절시킨 혐의로 두 번째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가 ‘질식 사이트’를 만들어 엽기 소설을 게재한 것은 다음 해의 일이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수건 대신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길을 가던 남자 중학생의 입을 막아 쓰러뜨렸다. 지난번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으로 마에우에는 1년10개월의 실형을 살게 된다. 마에우에가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그의 아버지가 지불한 합의금은 1천만엔(약 9천만원)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모범적인 복역생활로 형기를 마치기 전에 가출소한 마에우에는 새로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이미 사람을 여러 차례 질식시켜 본 그는 쉽게 그 쾌감을 잊을 수 없었다. 그런 그가 발견한 것이 바로 ‘자살 사이트’였다. 지난번 사건으로 집에서 인터넷 사용을 금지당한 그는 PC방에 다니기 시작했다.
‘죽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마에우에는 ‘자살사이트’에서 “고통 없이 죽여주겠다”며 ‘연탄가스 자살을 원하는 사람’을 모집했다. 첫 번째 희생자는 25세 여성으로, 마에우에는 이 여성과 19회에 걸쳐 메일을 주고받으며 ‘자살계획’을 꾸민다. 그리고 ‘거사’일인 지난 2월19일 마에우에는 불법적으로 입수한 휴대폰으로 피해자에게 “망을 볼 때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손톱을 짧게 잘라야 한다”고 지시를 내린다. 이전에 여성을 공격했을 때 손톱에 긁혀 상처를 입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소설에도 같은 장면이 나온다.
마에우에는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렌터카에 그녀를 태운 후 산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현장에 빈 연탄 상자를 준비해 놓고 피해자를 유인해서, “몸부림치면 실패할 수도 있으니 손발을 묶자”고 제안한다. 그 후 한 시간 동안 피해자를 실신시켰다가 깨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피해자를 살해한다. 그리고 속옷만을 남긴 채 옷을 모두 벗기고 근처의 강가에 피해자를 묻었다. 이때 마에우에는 디지털 카메라와 IC레코더를 이용해 살해 상황을 녹화하고 있었다.
그 후에도 마에우에는 자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남자 중학생과 대학생을 마찬가지로 질식사시킨다. 충격적인 것은 중학생을 살해한 일주일 후 피해자의 집에 태연히 협박전화까지 걸었다는 점. 피해자의 가족에 따르면 수화기에서는 “살려줘”라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경찰은 마에우에가 피해자의 목소리를 흉내내 전화를 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세 번이나 차를 렌트한 사실을 추궁하자 마에우에는 울면서 다른 두 사람을 살해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마에우에가 비디오를 볼 때 사용하던 가건물에서는 피해자가 죽어가는 사진과 동영상 등이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마에우에는 이미 사형을 각오하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