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또 추첨장면(위)과 잘몬 나간 자막. | ||
우리나라 못지 않게 ‘로또 열풍’이 거센 독일에서 얼마 전 차마 웃지 못할 황당한 일이 하나 벌어졌다. 6개의 당첨번호 외에 추첨하는 ‘보너스 번호’가 그만 공의 숫자와 다르게 발표된 것.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은 지난 7월30일 저녁이었다. 독일의 공영방송 ARD에서는 여느 때처럼 저녁 8시경 로또 추첨 방송을 내보냈다. 문제는 49개의 공에서 6개의 당첨 번호가 차례로 추첨된 후 마지막으로 보너스 숫자를 추첨할 때 일어났다.
투명 유리관을 통해 튀어나온 보너스 숫자의 공은 ‘18번’.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정확하게 “18번입니다”라고 알려 주었으며 이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했다.
하지만 몇 초 후 TV 화면에 그만 엉뚱한 숫자가 나타났다. 18번 대신 갑자기 8번이 적혀 있었던 것. 진행자 역시 마지막으로 당첨 번호를 발표하면서 “보너스 숫자는 8번”이라고 또박또박 말했으며, PD나 기술자 등 스튜디오의 그 누구도 실수를 알아채지 못했다.
이윽고 방송국 전화에 불이 난 것은 물론이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도대체 18번, 8번 중 어느 번호가 진짜 맞는 번호냐?”라며 항의 전화를 한 것.
그때서야 사태를 파악한 방송국은 8시 뉴스에조차 로또 당첨 번호를 발표하지 못했으며, 홈페이지에도 한동안 번호를 기재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분 후 18번이 옳은 번호임을 확인한 방송사는 사과문과 함께 보너스 숫자를 정정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실수를 범한 걸까. 이에 방송사 관계자는 “보통 컴퓨터로 숫자를 입력하는데 이날은 컴퓨터의 고장으로 PD가 직접 숫자를 입력했다. 그때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방송에 집중하다 보니 숫자가 잘못된 걸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보이는 대로 읽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