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종일 초대 국가안보보좌관 | ||
나종일 보좌관의 발탁 가능성은 지난 2월9일 그가 영국에서 급거 귀국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나 보좌관은 귀국 다음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면담한 데 이어 2월17일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중책을 맡은 데는 17일의 ‘독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나 보좌관은 노무현 정부의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의 해법과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 등에 대해 자신의 ‘프로그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 가운데 노 당선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동북아프로젝트’로 전해진다. 이 프로젝트는 북핵 문제는 물론, 노 당선자가 주창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에도 유효한 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월9일 나종일 주영대사가 갑작스럽게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귀국 다음날 인수위 사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극비회동을 가졌다. 나 대사의 귀국시점이 인사철이라 정가 안팎에선 ‘국가정보원장설’ ‘중책부여설’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정치권의 시각에 부담을 느낀 나 대사는 2월13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개인 특사의 방문일정 조정을 위한 것”이라며 적극 해명을 하고 나섰다. 그러나 인수위 고위관계자가 “취임식 특사를 포함해 영국에서 특사를 파견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나 대사의 해명을 궁색하게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열흘 뒤인 지난 2월23일 나 대사가 새 정부에 신설된 청와대 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됨으로써 그의 귀국이 ‘인사’와 관련됐음을 추정케 했다.
외교통상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나 대사의 귀국은 그가 자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 대사는 2월10일 노 대통령과 회동한 데 이어 17일 독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에 따르면 나 대사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데는 17일의 ‘독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나종일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두 가지 핵심적인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정원 체제개편 방안과 이른바 ‘동북아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국정원 개편과 관련, 나 보좌관은 ‘국정원을 해외정보처 중심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부합하는 개혁 방안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작 나 보좌관이 ‘독대’에서 중점적으로 전달한 내용은 북핵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북아프로젝트’로 확인되고 있다. 그가 급거 귀국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후문이다.
사실 나 보좌관은 지난 1월 초, 사할린가스를 활용한 북핵 해법(이른바 ‘엑손프로젝트’)을 국정원을 통해 노 대통령측에 전달, 일종의 ‘워밍업’을 한 바 있다.
‘엑손프로젝트’는 사할린에서 한국까지 3천km에 이르는 파이프가스라인을 구축하고, 사할린가스를 북한의 화력발전소 건설에도 활용해 북한의 에너지난을 해결하자는 것. 이렇게 되면 최근 북한이 에너지난을 이유로 핵시설을 가동한 배경도 상쇄시킬 수 있어 북핵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 대통령도 러시아 천연가스를 북핵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1월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공동초청 경제정책간담회에서 “장기적으로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공급하는 가스관 건설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까지 북핵 및 에너지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돼 온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를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나 보좌관은 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엑손프로젝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극동러시아 자원개발, 남북한 철로연결(TSR과 연결), 남·북·러 교환무역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플랜인 이른바 ‘동북아프로젝트’에 대해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나 보좌관은 동북아프로젝트와 관련, 북한핵 및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북핵 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맞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초대 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배경도 이날의 독대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