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동물보호운동가들에 의해 풀려나기 전 마지막 춤을 추는 엘레나, 2. 춤추러 가는 주인과 엘레나. 16년 동안 이렇게 불가리아 시골을 돌아 다니며 춤을 췄다, 3. 수의사가 오랜 세월 엘레나의 코에 채워져 있던 고리를 끊어 주고 있다. | ||
불가리아의 작은 시골마을인 드리아노베츠. 늙은 할아버지와 ‘엘레나’라는 이름의 곰 한 마리가 사람들에 빙 둘러싸여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내 할아버지가 불가리아의 전통악기인 가둘카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옆에 서있던 ‘엘레나’가 힘겹게 앞발과 뒷발을 번갈아 들어 올리면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곰이 춤을 추자 흥겨운 듯 박수를 보냈고, 곧 동전을 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이들이 버는 돈은 약 20유로(약 2만 4000원).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엘레나’의 모습은 처량해 보이기 그지 없다. 바짝 마른 몸도 그렇거니와 주둥이에 채워져 있는 고리도 아파 보이기 때문. 아닌 게 아니라 ‘엘레나’의 춤은 사실 끔찍한 고통이 수반되는 훈련에 의한 반사작용일 뿐 엄밀히 말해서 춤은 아니다.
어린 새끼였을 때 주인이 악기를 연주하는 동안 뜨거운 철판 위에 올라가서 버텨야 했던 기억 때문에 이제는 음악만 들어도 발을 번갈아 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엘레나’는 더 이상 처량한 춤을 추지 않아도 된다. 동물보호운동가에 의해 구출된 ‘엘레나’가 마침내 ‘자유’를 찾았기 때문. 더 이상 곰을 사유할 수 없다는 불가리아 정부의 정책에 따라 주인이 돈을 받고 곰을 팔아 버린 것이다.
이제 ‘베어 파크’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된 ‘엘레나’는 마침내 평화로운 모습으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