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엽기 살인마 마이웨스(왼쪽)와 그에게 희생된 브란데스. | ||
이 식인종의 이름은 아르민 마이웨스(45). 육군 상사 출신으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고 있던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인터넷 채팅을 통해 범행을 계획했다. ‘살과 뼈’ ‘식인 카페’ 등 주로 성도착자들이 모이는 웹사이트를 이용했던 그는 어느날 인터넷에 다음과 같은 괴상한 광고글을 게재했다.
“살해를 당한 후 먹히길 원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단, 체격이 좋고 늘씬하면서 금발이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거짓말처럼 이곳저곳에서 응모자들이 속속 나타난 것이다. 그의 제안에 관심을 보이거나 신청한 사람은 모두 200명가량. 사람들의 반응에 고무된 마이웨스는 적당한 먹잇감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렇게 수십 명과 연락을 취하길 여러 차례. 어떤 사람들은 채팅만 여러 번 하다가 포기하거나 또 어떤 사람들은 기꺼이 마이웨스의 집까지 왔다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포기했다. 신청자는 많았지만 실제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었던 것.
하지만 마침내 ‘용감한’ 후보자가 한 명 나타났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컴퓨터 전문가인 베른트 위르겐 브란데스(43)가 선뜻 “먹히고 싶다”면서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처음 연락이 닿고 범행이 벌어지기까지 20여 일 동안 이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메일이나 채팅을 통해 함께 범행을 계획했다.
검찰에 의해 공개된 이들의 대화 내용은 가히 엽기적이다. 마이웨스가 “지금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를 요리하고 있다”고 하자 브란데스는 “앞으로는 고기를 사 먹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먹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많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또한 ‘디데이’가 다가오자 그는 “먹힐 준비가 됐다”면서 결의에 찬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살인범 마이웨스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사이코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한니발>의 한 장면. | ||
놀랍게도 이날 저녁 메뉴는 브란데스의 ‘성기’였다. 마이웨스는 서툰 솜씨로 정육점 칼을 이용해 브란데스의 성기를 잘랐고, 붕대를 감고 앉은 브란데스는 자신의 성기를 날로 먹길 원했다. 하지만 워낙 질겨 씹을 수가 없자 마이웨스는 결국 성기를 소금, 후추, 마늘과 함께 구워서 대접했다.
식사가 끝나자 브란데스는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들어가 조용히 숨이 멎길 기다렸다. 그가 과다 출혈로 사망하기까지에는 약 10시간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동안 마이웨스는 옆 방에서 <스타트랙> 소설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새벽 4시 15분경 욕조에서 시체를 꺼낸 그는 미리 준비해놓은 도살방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혹시 숨이 멎지 않았을 것을 대비해 먼저 브란데스의 목을 찌른 다음 사지를 토막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위별로 절단한 후 플라스틱 백에 넣은 다음 지하실에 있는 냉동고에 보관해 놓았다. 고기는 수개월에 걸쳐 매일 조금씩 꺼내서 요리해 먹었으며, 먹을 수 없는 부위나 치아는 땅 속에 묻었다.
하지만 마이웨스가 당시 현장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에 따르면 몇 가지 의문 사항이 있다. 과연 브란데스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발적으로 죽길 원했는가 하는 것이다. 성기를 자르기 전 이미 술과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던 까닭에 과연 그가 끝까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앞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집까지 왔다가 포기하고 돌아갔다는 사실도 의심해 볼만한 대목이다.
이에 검찰 측은 마이웨스가 자신의 성적인 욕구와 식인 팬터지를 충족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이웨스가 성행위를 벌인 침실, 천장에 달린 갈고리, 우리, 혈흔이 남아있는 욕실. | ||
그의 이런 엽기적인 행각이 발각된 것은 지난 2002년 12월이었다. 당시 두 번째 범행을 계획하고 있던 마이웨스는 이번에도 인터넷을 통해 비슷한 광고를 실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 오스트리아 대학생이 장난 삼아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가 범죄의 심각성을 눈치 채고는 경찰에 신고를 해버린 것이다.
이에 로텐브루크의 집을 급습한 경찰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2층에 있는 도살방에는 사람을 가둘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우리가 있었고, 천정에는 갈고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또한 더럽고 불결한 욕조에는 핏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으며, 지하실의 냉동고 속에서 발견된 브란데스의 인육은 전체 30㎏ 중 7㎏ 정도만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이유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걸까. 이에 대해 검찰 측은 불행했던 유년 시절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어린 시절 그는 늘 자신을 무시하는 아버지와 강압적이고 독불장군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던 까닭에 비뚤어진 성격을 갖고 있었다. 또한 즐겨 보던 공포 영화를 통해 식인 팬터지를 갖게 되었으며, 학교 친구들을 잡아 먹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인 적도 많았다. 이런 까닭인지 바비인형을 프라이팬에 굽거나 사람다리 모양의 과자를 구워 먹는 등 괴상한 행동을 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지난 1999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자신의 오래된 팬터지를 실현하기로 마음 먹었다. 로텐브루크에 있는 을씨년스런 집에 홀로 남겨진 그는 어머니가 죽은 후 어머니 옷을 입고 목소리 흉내를 내는 등 괴상한 행동을 했다. 심지어 어머니의 침대 베개 위에 마네킹 머리를 올려 놓기도 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돈방석에 오를 꿈에 잔뜩 부풀어 있다. 수감 중 자신의 엽기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집필할 계획인데다가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제작사도 여러 곳이기 때문이다. 살인범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