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우리 자율주행차의 강점은 인지와 회피를 통한 보행자와 탑승자의 ‘안전’입니다.”
최근 열린 ‘제13회 현대차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파로스(PHAROS)’ 팀의 이광현 팀장(28)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 ‘파로스’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파로스’팀은 코리아텍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2명, 석사과정 3명, 학부 3명 등 8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자율 주행차 연구모임이다. 유지환 기계공학과 교수가 지도교수를 맡고 있다.
파로스팀은 지난 5월 26일 이틀간 강원도 인제근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제13회 현대차 자율주행 경진대회’ 본선에서 2위를 차지했다.
1위와는 단 18초 차이. 파로스팀의 2위는 여타 대회의 2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대회는 차량 단독주행으로, 6개 돌발 장애물이 설치된 2.6km의 트랙 2바퀴 완주 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에 출전한 팀은 총 11개 팀. 이 중 완주에 성공한 팀은 파로스 팀을 포함해 3개 팀에 불과하다. 3위 팀의 기록은 파로스팀과 5분여나 차이가 났다.
본선에 진출한 11개팀은 이미 지난해 10월 예선을 거쳐 기술력에서 검증된 팀들이었다. 그만큼 자율차로 장애물이 설치된 트랙을 달린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과제였다는 뜻이다.
이광현 팀장은 이번 대회 성적을 아쉬워했다. 주최 측이 안전을 염려해 대회 1달 여를 남기고 규정을 차량 혼주에서 독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는 “혼주를 염두에 두고 최고 속도가 아닌 장애물 회피에서 갈린다고 생각하고 자율차 시스템을 장애물 회피에 집중했다. 그러나 규정이 바뀌면서 최고 속도가 가장 중요해졌다. 막판에 최고 속도를 끌어올렸지만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이 팀장의 말처럼 ‘파로스’의 강점은 장애물 인지와 회피에 있다. 자율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로스의 이 생각은 세계 자율차 개발 기업들의 주안점과 상통한다. 자율차 개발에 선두에 선 기업들은 센서와 CPU의 상황인식 및 판단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자율차의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파로스 팀은 10회 대회부터 꾸준히 참가해왔다. 10회 대회에서 4위를 기록했으며 11회 4위, 12회 6위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그동안 파로스팀은 자율차 시스템의 장애물 회피 능력을 거듭 발전시켜 왔다.
이 팀장은 “이번 대회에는 돌발장애, 보행자 등에 관한 미션, 코너로 우회하는 미션 등이 있었는데 그러한 기술들은 이미 이전 대회에서 다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파로스팀의 장애물 회피 능력은 독보적이었다. 눈에 띄게 빠르고 정확하게 장애물을 피해 달렸다. 자율차의 안전성은 팀의 색깔로 굳게 자리 잡았다.
사실 파로스 팀은 로봇 연구가 전공인 팀이다. 이 팀장은 로봇 연구의 베이스가 자율주행차에 더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제 자율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가 로봇연구와 비슷해서 소프트웨어 또는 알고리즘적인 노하우가 있었다. 특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로봇분야에서 흔히 사용되는 쓰이는 ROS(Robot Operate System)플랫폼을 자율차에 적용해 효과를 봤다. ROS를 활용해서 장애물 인식, 센서데이터 처리, 차량 주행경로 생선 등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대회를 진행하던 중 ROS를 접목하는 다른 대학을 돕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광현 팀장은 단일 연구실도 좋은 성적에 한 몫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대회 참가팀 중에는 두 세 개의 연구실이 연합해서 팀을 꾸려 나온 곳이 많았다”면서 “우리 팀은 기계공학과 연구실이다 보니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한 학생들로 팀웍이 좋았다. 여러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소통에 강점이 있어서 협의 과정에서 진행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연구실 하나에서 모든 영역을 다 처리해 한다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율차 개발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실험 중 위험한 사고도 수차례 경험했다 .
이 팀장은 “자율 주행중 의존하는 센서는 GPS다. GPS를 따라 현재 위치를 인식하며 주행하는데 갑자기 데이터에 노이즈가 생기면 현재 위치를 잘못 인식하고 길이 아닌 곳으로 가기도 한다. 한번은 시험주행 도중 GPS에 노이즈가 심해져 갑자기 코너 밖으로 넘어가는 순간도 있었다. 다행히 안전지대가 넓은 곳이어서 충돌 사고는 면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오히려 그러한 돌발상황에 대한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됐다”며 웃어보였다.
파로스 팀의 다음 목표는 우승이다. 팀은 이미 다음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 팀장은 “최고 속도 제어, 차량 움직임 제어 등을 보완할 생각이다. 주변 환경인지 등을 장애물 인식 도로인식 외에는 주변 환경 인식이 단순해서 도로 주행이나 도심주행이 어렵다. 복잡한 상황도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다. 또한 학교 내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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