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효고 현 아시야 시의 고급주택가에 있는 호화주택. 그 지하실로 내려가면 20㎝나 되는 두꺼운 문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 지하실은 핵공격을 받아도 견딜 수 있는 방공호다. 최근 북한 핵실험 이후 일본에선 이런 대피시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방공호를 시공한 곳은 고베 시에 있는 오리베정기(精機)제작소. 이 회사는 2차 세계대전 때 해군의 협력공장으로 비행기 부품을 만들었다. 1963년부터 방공호 연구에 착수했고, 1967년에는 방사능 방어에 대한 책도 냈다고 한다. 현재는 스위스에서 만든 핵 방공호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방사선의 양은 핵폭발 2주 후에 1000분의 1로 줄어드는데, 그 2주일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핵 방공호다. 일반적인 가정용 핵 방공호는 다다미 8장 정도의 넓이(약 4평)로 가격은 약 1400만 엔(약 1억 1200만 원)이다. 오리베정기제작소는 최근 4년여 동안 85건의 핵방공호 주문을 받았고, 현재는 2건의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사장 오리베 겐지 씨는 “고객 중에는 의사가 많다. 방사선에 노출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인들 사이에 핵공포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