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이 테이프를 사들인 상대는 피터 콕스(사진 왼쪽)라는 사람. 그는 1980년대 린다와 함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요리책을 공동으로 집필한 사람. 폴이 그에게 테이프를 건네받으면서 지불한 돈은 3억 8000만 원.
목격자들에 의하면 피터와 폴은 런던의 뒷골목에 있는 카페에서 약 30분 동안의 만남을 가졌다. 이때 피터는 폴에게 하얀 봉투를 건네주었다. 물론 이 봉투 안에 문제의 테이프가 들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럼 폴은 왜 이 녹음테이프 한 개에 막대한 대가를 지불했을까. 이 테이프 안에는 전부인 린다가 폴에 대해 엄청나게 비난하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고 한다. 피터는 요리책을 같이 쓰면서 친하게 된 린다가 하루는 자신에게 와서 남편 폴 매카트니 때문에 괴로워서 못살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가정에서의 폴의 비행을 모두 털어 놓았다고 한다.
폴은 자신의 인격을 의심하게 만들 소지가 충분한 이 테이프가 거액의 위자료를 놓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헤더 밀스의 손에 넘어가면 이혼소송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쟁탈전에 총력을 다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2년 결혼한 폴과 헤더는 세 살짜리 딸 베아트리스를 두고 있다. 헤더는 이번 이혼소송에서 폴이 자신을 적어도 네 번이나 공격했고, 그가 알코올에 중독돼 있으며 마약까지 복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헤더는 폴한테서 위자료로 약 1500억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폴은 “헤더가 돈만 바라고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 내가 선술집에 가기만 해도 술에 항상 취해 있다고 부풀렸다. 나는 정말 괴롭다”면서 헤더가 돈을 위해 거짓진술을 늘어 놓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폴의 평소 행태를 폭로하는 내용이 든 린다의 육성 테이프는 재판의 승부를 가를 분수령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농후했던 것이다. 큰 대가를 치르고 테이프를 손에 쥔 폴은 카페를 나와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뉴욕으로 급히 향했다고 한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