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란 ‘깊이 생각해 충분히 의논함’을 뜻한다. 현안마다 내용이 복잡해 쉽사리 옳고 그름을 따지기 힘든데다, 정부의 주요정책 결정 과정이 대중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나온 해결책이다.
합의회의, 시민배심원, 공론조사 등 참여적 의사결정이 그 방법들이다. 단순한 찬·반 양론을 벗어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감춰진 갈등을 드러내고 침묵했던 목소리가 터져 나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해 당사자들끼리 서로 무엇이 다른지, 무엇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깊이 토론해 합의의 단서를 찾는다.
순천시 제공
◇숙의 민주주의를 통한 ‘순천형 공감 정책 개발’ 워크숍
순천시는 내년도 신규 시책 발굴을 앞두고 지난달 1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숙의 민주주의’에 대해 특강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오션연구소 장용창 대표를 초청해 숙의민주주의에 의한 정책 결정 방식과 도입사례에 대한 특강을 실시하고, 2018년 업무보고에 담아낼 국소별 토론 주제를 선정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워크숍을 통해 다수의 과제들이 제안되었으며, 순천형 좋은 일자리 창출 방안, 저출산 인구정책대안으로 아이 낳기 좋은 도시, 사람중심 교통시스템, 치매 안심도시, 재해피해 농가 지원 방안,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돗물 정책 등 10건이 국소별 시민과 함께 토론할 주제로 선정됐다.
선정된 주제들은 국소별로 8월 한달 동안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과 함께 원탁회의, 심층 토론 등을 거쳐 2018년 신규 사업으로 구체화된다.
순천시는 2018년을 민선 6기 마무리와 함께 민선 7기가 출범하는 해로 대한민국생태수도 완성과 아시아생태문화중심 도시 실현으로 연결될 시민 공감행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 시민토론 원탁회의 개최
순천시는 3일 시청대회의실에서 시민의 생각을 정책으로 이어갈 ‘미세먼지 저감 대책 시민 토론 원탁회의’를 전문가, 환경단체,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했다.
이번 원탁토론회는 자발적인 시민 참여자들로 구성됐다. 참여자들은 토론과 합의에 의한 숙의 민주주의 방식 도입으로 기존의 발표형 토론회를 벗어나 상하가 없는 원탁에서 참가자 전원이 참여·공감·소통 등의 토론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션연구소 장용창 소장의 진행으로 미세먼지의 원인과 국내외 상황 등에 대한 전문가의 발표와 함께 참여 시민들이 테이블에 10명씩 둘러앉아 자유롭게 상호 토론과 합의로 나온 정책 아이디어들을 유사한 것끼리 묶어 투표를 통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가장 합리적인 정책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날 토론회는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쉽지 않은 의제이기도 하지만,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고 직접 고민해서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과정 등이 있어 전례 없이 4시간 동안 진행됐다.
미세먼지 토론회 1차 토론결과 약 55개의 의견이 제안되었고, 그 중 비합리적인 의견을 제외하고 유사한 의견을 12개로 분류하여 참가 시민 투표를 실시하였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시민 의견 주요내용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17%, 노후 가정용 보일러 청소비 지원 15%,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시민의식 교육 13%, 전기자동차 지원 확대 11%, 물류유통차량 공회전 금지 11%, 폐비닐 소각 단속 강화 10%, 기타 의견 순으로 나타났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박 모 씨는 “이러한 형태의 토론회는 처음이고, 직접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채택된 의견이 시의 정책으로 실행이 가능하다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앞으로도 이런 토론회가 자주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토론 결과에 대하여 공유와 함께 합리성, 실현 가능성, 예산 등 타당성을 검토해 2018년 미세먼지 저감 시책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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