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에서 세일 기간을 묻는 기자에게 점원이 건넨 말이다. 지하 2층에서는 의류·생활용품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지하 1층 식품 매대 곳곳은 비어 있었다. 농수산물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진열돼 있었고, 문을 닫은 입점업체 매장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었다.

7월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법원장 정준영)는 홈플러스가 6월 30일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됐으나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급여, 물품대금 채무, 조세 등 공익채권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상황에서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약 2000억 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이 되지 않았다”며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으므로 관계인집회의 심의·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이후 입장문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운영자금 확보를 통한 회생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 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해줄 것을 간청드린다”고 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14일의 즉시항고 기간 동안 자금 조달을 통해 회생 가능성을 되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홈플러스는 최근 일부 카드사가 홈플러스에 대한 가맹점 대금 지급을 일시 보류하자 “카드 대금 회수가 막히면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직원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회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강 부회장은 “북수원점의 경우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났지만 수리비가 없어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회생을 준비하는 모습이라기보다 희망이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요신문i’가 7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에서는 여자 화장실 모든 칸의 화장지 걸이가 비어 있었고, 월곡점의 화장실 위생 점검표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일인 3일 이후 작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청소·카트 정리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청소 인력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본사가 인력을 줄인 사실은 없다”며 “일부 점포의 시설 문제를 회생절차 폐지와 직접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에도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포인트 적립·사용 등 고객 서비스도 정상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정부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노동자에게는 체불임금 대지급금과 저금리 생계비 융자를, 협력업체에는 4400억 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와 입점업체는 정부 대책이 협력업체와 노동자에 대한 사후 지원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면서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상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병국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준비한 지원금이 폐업 지원금으로 쓰이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싶지 않다”며 “4400억 원의 지원금을 사후 수습에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그 일부라도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긴급 운영자금이나 회생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