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소년은 거의 하루종일 집에 혼자 있었으며, 동네 여자아이들과 놀러 나가는 등 자유롭게 외출했으며, 휴대폰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경찰서에 간 적도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유괴범의 성을 따 자신의 이름을 ‘숀 데블린’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매 맞는 아내들이 남편과 이혼하지 못하는 이유와 흡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괴범과 유대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불행한 환경을 ‘현실’로 받아들여 탈출을 포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유괴범에게 심리적, 정신적으로 제압당했던 탓에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서 순순히 복종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편으로는 부모들이 자신을 찾지 않는다고 생각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모가 운영하고 있던 사이트에 “언제까지 아들을 찾을 생각인가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하자 상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굳이 부모가 자신을 찾지 않더라도 자신에게는 돌봐줄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서서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이 문제는 소년의 복잡한 심리에 초점이 맞춰진 채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