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찌>의 커버 사진. 그는 정보 조작을 이유로 잡지사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70)가 못 말리는 바람기로 끊임 없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여러 여성들과 염문을 뿌려왔던 그가 이번에는 무려 다섯 명의 여성과 동시에 밀회(?)를 즐기는 모습이 들통 나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얼마 전 자신의 별장이 있는 사르디니아 섬에서 묘령의 여성들과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그만 파파라치에 의해 걸리고 만 것. 가십 잡지인 <오찌>의 커버에는 양 손에 여성의 손을 잡고 있는 그의 모습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으며, 이밖에도 여성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손을 잡고 산책을 즐기는 모습들도 있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이탈리아 전역은 들썩이고 있는 상태. 안 그래도 베를루스코니의 바람둥이 기질이 여느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게 화려했던 터라 더욱 그러했다.
모두 11페이지에 걸쳐 실린 사진들 속에서 그는 한 명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두 명의 여성과 동시에 손을 잡고 산책을 하거나 또는 무릎에 앉힌 채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금발 머리와 빨강 머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베를루스코니’라는 부제가 적혀 있었다.
여성들 중에는 그가 소유하고 있는 TV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빅 브라더>의 출연자도 있었다. 사진이 공개되자 화들짝 놀란 안젤라 소치오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베를루스코니가 내 손을 잡고 있었던 건 그저 친절을 베풀기 위한 것이었으며, 신사다운 행동이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다른 네 명의 여성에 대해서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찌>의 편집장은 “모르긴 몰라도 모두 방송 관계자들일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 ||
또한 사진 속의 행동에 대해서도 “그저 손님들에게 별장을 구경시켜주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속의 붉은 머리 여성은 “나는 그의 정치적인 팬이다”라고 밝혔으며, 검은색 머리의 여성 역시 “그저 정치적인 만남일 뿐이었다”고 변명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진으로 인한 여파가 커지자 현재 베를루스코니 측은 잡지사를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생활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번 스캔들이 그리 쉽게 잠잠해질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베를루스코니의 부인인 베로니카 라리오(50)에게는 더욱 그럴 듯싶다. 아닌 게 아니라 불과 3개월 전에도 그의 바람기 때문에 한바탕 공개적인 부부 싸움이 벌어진 바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베를루스코니가 TV 시상식 만찬장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추파를 던졌다는 데 있었다. 당시 그는 마라 카르파그나 여성 하원의원(38)과 섹시 스타이자 방송 리포터인 아이다 야스피카(29)에게 각각 “내가 결혼만 안 했더라도 당장 당신과 결혼했을 텐데”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가겠다”라는 등의 밀어를 속삭였다.
▲ <오찌>에 실린 문제의 사진들. 두 명의 여성과 동시에 손을 잡고 걷는가 하면 무릎에 앉히는 장면도 포착됐다. | ||
이들 부부는 27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별거 중이며,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한편 ‘AC 밀란’의 구단주이자 세 개의 민간 방송국과 ‘몬다도리’ 출판사, 일간지 <일 지오르날레> 등 150개 회사를 거느린 언론재벌이기도 한 베를루스코니는 120억 달러(약 11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이탈리아 최고의 갑부다.
또한 현재 자신이 창당한 ‘포르차 이탈리아’당의 당수로 이름이 올라있으며, 지난 2005년 5년 임기를 꽉 채우고 총리직을 물러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로 기록되어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