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던 다음날인 지난 1월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미국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참여국 정상들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오바마 취임식이라는 특수상황이 있었지만 결과는 오바마의 압도적인 1등. 오바마 대통령이 66.2%를 기록해 작년 7월 당시 부시 대통령의 선호도(15.5%)와 비교하면 무려 50%포인트(p) 이상의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2위는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8.0%)이었고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3.3%)이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 아소 다로 총리(1.5%), 러시아 드미트리 대통령(1.2%) 순이었다. 지역별·연령대별의 분석도 눈에 띄는데 특히 전남/광주(75.7%), 30대(69.7%)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는 자유선진당 지지층의 오바마 선호도가 76.6%로 가장 높았고,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66.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는 지난 1월 19일 얼마 전 사장 선임에 반대했던 KBS 기자와 PD 등 3명이 해임된 것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정치적 의도에 따른 조치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59.3%, ‘근무기강 문란에 따른 조치로 별 문제 없다’는 의견이 22.5%였다. 이 같은 여론 때문인지 최근 KBS 측은 이들 기자와 PD에 대한 징계를 완화·경감하기도 했다.
같은 날 ‘미네르바’ 진위논란에 관해 월간 <신동아>와 검찰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하는지에 관한 여론조사도 실시됐는데, ‘현재 구속된 박 아무개 씨는 진짜가 아니라는 신동아 측의 주장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32.4%)이 ‘박 아무개 씨가 진짜가 틀림없다는 검찰 측 주장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25.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씨의 구속찬성이 37.9%, 구속반대가 50.1%로 나타나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설을 앞두고 실시되었던 한 여론조사에서는 ‘설 명절에 가장 걱정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다. 63.0%의 월등한 응답이 나온 것은 ‘용돈, 세뱃돈 등 비용지출’이었고, ‘음식장만 등 가사노동’이 11.1%, ‘귀성, 귀경 등 교통체증’이 10.7%였다.
‘육체적’ 스트레스보다 ‘경제적’ 문제에 대한 걱정이 앞서 국민들의 마음도 ‘불경기’임을 알 수가 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체휴일제’(국경일이나 명절 등의 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 그 다음날 하루를 쉬게 하는 제도) 법안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찬성이 46.5%, 반대가 47.0%로 비슷했다.
그런가 하면 재미있는 이색 통계도 많았다. 얼마 전 MBC <100분 토론>이 400회 특집을 맞아 토론을 잘하는 논객을 선정하기도 했는데, 이와 비슷한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는 유시민 전 장관이 15.6%의 지지로 가장 토론을 잘하는 논객으로 꼽혔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14.1%로 2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12.2%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이어 가수 신해철이 10.0%를 기록했다. 토론에 나와 상대 측 패널과 종종 거센 의견마찰을 빚는 것으로 유명한 전원책 변호사도 1.2%의 지지를 얻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송년회 시즌에는 ‘종교별 음주량’에 대한 설문도 실시됐는데 결과가 흥미롭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주량을 조사한 결과 ‘전혀 안 마시거나 못 마신다’는 사람이 34.6%로 가장 높았다. ‘소주 1병 이상’의 주량을 가진 응답자들을 종교별로 비교했더니 ‘천주교 신자’가 3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 다음이 무교(36.1%), 불교(25.6%), 기독교(17.5%) 순이었다. 참고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에는 불교 신자가 22.8%로 가장 많고 기독교 18.3%, 가톨릭 10.9% 순이다(2005년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
이색 습관(?)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조사도 있었다. ‘화장실 이용 후 뒤처리를 어느 손으로 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오른손을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71.6%, 왼손을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17.4%로 나타난 것. 우리나라 국민 중 오른손잡이가 88.8%, 왼손잡이가 7.2%라는 다른 설문 조사결과와 비교해 보면 ‘오른손잡이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용변시 왼손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