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쇄신특위 위원장 원희룡 의원 | ||
먼저 민본21은 김성식 의원이 간사로 있는 중립성향의 초선 모임인데 당 쇄신작업을 추동해낼 만한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래서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 ‘시니어’ 소장파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원조 소장파들이 각자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소장파를 아우를 만한 쇄신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당내에선 이번에 쇄신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그가 소장파임에도 평소 이상득 의원과 가깝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원 의원은 지난해 정두언 의원이 중심이 된 이상득 의원 퇴진운동인 ‘55인 회동’에서도 주변을 맴돌았다. 그 뒤에도 당내 소장파들이 이 의원의 ‘만사형통’에 대해 ‘목숨’을 걸고 비판을 할 때도 원 의원은 중립적 태도를 견지해 ‘너무 권력에 눈치를 본다’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당내에서는 “3선으로 차기 대권을 넘보는 그로서는 쉽게 권력을 비판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있지만, 그의 기회주의적 행보를 비판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쇄신 정국에서 원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지난 6일 ‘원조’ 소장파 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나 정권 차원의 여러 가지 구도에서 비공식 라인들이 공식 통로나 기구를 제치고 영향을 끼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언급하면서 간접적으로 이상득 의원을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구난방식으로 터져 나오는 소장파들의 쇄신안을 원 의원이 제대로 견인해낼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함께, 그가 과연 ‘형님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대를 멜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당내에 깔려 있다.
한나라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이에 대해 “결국 자기희생의 문제 아니겠는가. 지난 2004년 초 소장파들이 ‘5·6공 인사 퇴진론’을 들고 나오며 당시 최병렬 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낸 것도 결국은 오세훈 의원(현 서울시장) 같은 ‘열혈 소장파’가 총선 불출마 등을 내걸고 명분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오 의원이 그 뒤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그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그때로서는 ‘앙시앙 레짐’(구체제)의 퇴진을 견인해낸 정치적인 사건이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쇄신정국에서 과연 누가 ‘살기 위해 죽는’ 용기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형님체제의 수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