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한 유력인사는 재공천이 어려울 것으로 염려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여의도에 떠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에게 그와의 만남에 다리를 놔 달라는 부탁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이렇다 하게 눈에 뜨이는 업적을 쌓지 못했고 당내 인심도 얻지 못해 결국 재공천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고 차라리 박 전 대표에게 줄을 대자는 식의 위험한 베팅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이그룹으로부터 미운 털이 박히더라도 지방선거 뒤 당내 역학 구도가 바뀌면 친박그룹에 줄을 댄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관가에서는 박 전 대표에 대해 눈치를 보는 공무원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한 인사의 경우 최근 토지개발 허가와 관련해 한 자치단체장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그 인사의 요구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고 차라리 자치단체가 해당 토지를 매입하는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이 지방자치단체장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박 전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쉽게 그 인사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관가에서도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면에 등장할 경우 공천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차기 권력’을 향한 눈치 보기 모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이런 차기 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는 당장 이명박 대통령의 관가 장악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친이그룹의 대대적 반격을 위한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