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구직을 준비 중인 1015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000대 기업 중 주요 업종 18개 군에서 매출 순위별 상위 10개 기업을 추출, 180개 기업을 설문 항목으로 삼았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포스코로 7.2%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어 한국전력공사(한전·6.4%), CJ E&M(5.1%), 카카오(4.3%), 현대자동차(4.0%), 삼성전자(2.9%), 국민건강보험공단(2.8%), 아시아나항공(2.8%), 네이버(2.7%), 한국수출입은행(2.6%) 순이었다. SK, LG, 롯데 등 국내 대표 대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해당 기업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5가지다. ▲구성원으로서 자부심(포스코, 아시아나항공, 수출입은행) ▲고용안정성(한전, 국민건강보험공단) ▲관심업종(CJ E&M) ▲성장·개발 가능성과 비전(카카오, 네이버) ▲만족스러운 급여와 투명하고 공평한 보상제도(현대자동차, 삼성전자)다.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포스코가 대학생 선호 기업 1위로 조사됐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1위를 차지한 포스코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 포스코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9.7년으로 상위 10개 사 중 가장 높았다. 평균 근속연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직원들이 회사 생활에 만족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19.4년), 현대자동차(18.9년), 한전(17.4년)도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국내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4년이다. CJ E&M(3.9년), 카카오(4.3년), 네이버(5.36년), 세 회사는 취업준비생의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CJ E&M은 비교적 최근인 2010년 9월 설립됐지만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1995년, 네이버는 1999년 설립돼 약 20년의 역사를 자랑함에도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근속연수가 짧은 이유는 업계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IT업계 종사자는 어떤 회사 소속인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지도 매우 중요해 프로젝트를 보고 이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실제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직이 매우 자유로운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역시 같은 IT기업 간 이직이 매우 활발하다”고 전했다.
최근 네이버는 박사급 인력을 많이 채용해 평균 연봉이 올라간 것으로 전해진다. 고성준 기자 joonko1@ilyo.co.kr
구직자들이 구직을 하는 데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는 연봉이다. 2017년 초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17년 신입사원 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사한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신입사원들의 이유 1위는 낮은 연봉(42.7%)이었다.
각사의 사업보고서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ALIO에 따르면 선호기업 상위 10개 사 중 2016년 기준 1인 평균 연봉이 제일 높은 회사는 삼성전자(1억 700만 원)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자동차(9400만 원), 수출입은행(9364만 원), 포스코(8700만 원)가 높은 연봉을 자랑했다. 아시아나항공(5900만 원), 국민건강보험공단(6167만 원), 네이버(6958만 원), CJ E&M(6972만 원)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최근 네이버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도 눈에 띈다. 2017년 1~3분기 네이버 직원의 평균 급여는 7760만 원(2016년 1~3분기 6624만 원)으로 이미 2016년 연봉을 뛰어 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몸값이 높은 박사급 인력을 많이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회사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들은 포스코(8.02%), 한전(7.75%), 현대자동차(6.15%), 삼성전자(3.74%), 한국토지주택공사(3.48%) 순으로 꼽았지만 여성 응답자들은 CJ E&M(7.82%), 포스코(6.36%), 카카오(5.38%), 한전(5.13%), 아시아나항공(4.89%)을 좋아했다. 인크루트는 “남성들은 만족스러운 급여와 고용안정성을 이유로 공기업과 대기업을 선택했다”며 “반면 여성들은 본인의 관심업종과 성장 및 개발 가능성을 매력적인 요인으로 보고 방송, 정보통신 등의 업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주요 회사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아시아나항공(남성 비율 46.3%), CJ E&M(49.6%), 국민건강보험공단(57.4%), 카카오(58.4%)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제조업 분야인 현대자동차(95%), 포스코(94.4%), 한전(81%), 삼성전자(73.3%) 등은 남성 직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취업준비생들은 각자 희망하는 기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난 때문에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인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012년 23%, 2014년 25%, 2016년에는 27.7%로 증가하고 있다. 퇴사 이유는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49.1%)가 가장 높았고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20.0%),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15.9%) 순으로 나타났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으로 취준생들이 자신이 정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여러 기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보다 본인이 입사한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이 관심 있는 회사 위주로 지원하기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선호하는 그룹사는? 삼성, 남녀에 고른 지지 2017년 7월 인크루트는 1015명의 대학생에게 3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그룹사 단위의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삼성(15.8%), CJ(12.7%), 현대자동차(9%), LG(8.5%), 신세계(7.8%), 금호아시아나(5.3%), 포스코(5%), SK(4.4%), 농협(3.7%), 롯데(3.3%)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 이유로는 구성원으로서 자부심, 동종업계와 지역사회에서 선도기업의 이미지, 만족스러운 급여와 투명하고 공평한 보상제도, 고용안정성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남녀 비율도 눈에 띈다. 1위로 꼽힌 삼성은 남녀에 모두 고른 지지(삼성 선택자 중 남녀 비율 53 대 47)를 받았지만 CJ는 여성 비율이(22 대 78), 현대자동차는 남성 비율이 높게(76 대 24)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CJ의 그룹 규모는 삼성이나 현대자동차에 미치지 못하지만 엔터테인먼트나 식음료 등 젊은 층과 여성을 사로잡는 사업군이 많다”며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CJ의 문화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수평적이라고 입소문까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