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삼 호수 낚시터의 모습이 마냥 평화롭다(왼쪽) 미리내 성지에 자리한 103위 시성 기념성당(오른쪽) | ||
우리나라 천주교의 최대 순교성지로 손꼽히는 미리내 성지는 신유박해와 기해박해 때 천주교인들이 탄압을 피해 모여 들어 숨어살던 곳. 밤이면 집집마다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보였다 하여 순 우리말 미리내로 불리기 시작했다.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등 순교자들의 묘와 중앙 잔디밭 앞에 세워진 한국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 성당을 볼수 있다.
성지 입구에 들어서면 안내도를 중심으로 왼편으로 정갈한 산책로가 나있다. 이 길을 따라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여러 동상이 서 있는데 잘 관리돼 있어 깔끔한 공원 분위기다.
기념 성당 바로 옆 성모당에는 성모 마리아의 일생에 있어 성서에 기록된 특별한 일곱 가지 기쁨을 묵상하는 ‘성모 칠락’이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고 성당 뒤쪽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 받고 무덤에 묻히기까지의 과정이 15점의 청동조각상으로 서있다.
성지 안내도에서 오른편으로 난 길로 가면 미리내 성당 본당과 순례자의 집, 겟세마네 동산길이다. 1906년 신자들이 세운 아담한 옛 본당은 한 장의 그림엽서 같다. 인근의 주민과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성스러운 화폭에 담겨있는 듯하다.
가톨릭 신자의 순례가 아니더라도 바쁜 일상을 가다듬어 볼 수 있는 목적지가 될 것이다. 오가는 길에 발길을 멈추고 잔잔한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앉아 차라도 한 잔 마시는 것은 어떨까. 성지 관리실 031-674-1256
이유미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