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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섬 와온마을에 붉은 해가 내려앉는 모습이 마냥 포근하다. | ||
전남 순천시 순천만. 대대포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대대동 앞바다는 시내를 가로질러 내려온 동천과 이사천이 바다로 흘러들며 너른 늪지를 형성한 곳. 순천만 개펄과 이어지는 늪지에 자라난 갈대들은 국내 최대의 갈대군락이다. 본래 15만 평 정도 규모이던 것이 지난 10여 년간 급속히 넓어지면서 이제 70만 평 정도로 늘어났다.
광활한 갈대숲은 온갖 텃새와 겨울마다 찾아드는 철새들과 셀수 없이 많은 생물들로 가득차 이제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가 되고 있다.
해가 기우는 12월의 끝자락에서 대대포 갈대밭을 찾았다. 유난히 시린 겨울이건만, 갈대밭에 드리운 석양은 외려 따스하게 느껴진다.
전남 순천시 대대동의 대대포구는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군락지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15만 평이던 갈대밭이 매년 넓어져 현재는 70만 평에 이른다. 가을철 윤기는 사라지고 영양손실 된 푸석거리는 머리처럼 바스러질 것 같은 갈대숲이지만 규모면에서 위상이 살아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갈대숲. 대대동 선착장이 숲의 중심이다. 갈대숲은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이 스며들 때가 가장 아름답다.
사람 키보다 한 치는 높게 자란 갈대숲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그만이다. 풀숲으로 난 오솔길로 몇 발자국만 들어서면 갈대는 그 누구든 거부하지 않고 그 품에 꼭꼭 숨겨주기 때문이다. 갈대숲을 보면서 언덕길을 따라 가다보면 두어 개의 원두막이 있다. 인기척에 민감한 야생조류를 보호하기 위해서 마련된 탐조용 원두막이다.
이곳은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희귀조류를 비롯한 2백여 종의 조류들이 모여든다. 국제보호조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텃새와 철새가 이곳의 드넓은 갈대숲과 갯벌에서 월동하거나 번식한다. 하지만 정작 갈대숲 밖에서는 자세히 볼 수가 없다. 좀더 가까이서 철새를 관찰하려면 배(3만원 정도)를 이용해 물길을 헤치고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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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키만한 갈대숲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제격이다. | ||
갈대숲에 번지는 낙조의 햇살을 사진에 담아도 좋지만 더 아름다운 곳은 와온마을(해룡면 상내리)이다. 대대포구에서는 강을 건너서 있는 마을이라 자동차는 다리가 있는 곳을 찾아 한바퀴 빙 돌아 찾아들어야 한다.
개펄과 꼬막양식장, 선착장이 있는 전형적인 해변마을. 질퍽하게 느껴지는 개펄은 아직까지 살아 숨쉬고 있다. 참고막과 새고막이 나오는 고막의 주산지. 한번 빠지면 가슴 깊이까지 들어갈 정도로 개펄이 질어 썰매처럼 기다란 판자(널)를 타고 들어가서 참고막을 캔다. 물 빠진 개펄에서 고막잡는 모습은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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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넓은 갈대숲과 갯벌은 철새들이 한겨울을 넉넉하게 지낼 만한 천혜의 장소다. | ||
일출을 보기 좋은 포인트는 해변에 서있는 해수랜드(061-723-1247) 건물 옥상이다. 그곳에서는 갯벌 사이로 골을 타고 흘러나가는 물줄기들까지 선명하게 내려다 보인다.
와온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해룡면 농주리 해안에는 칠면초 군락이 펼쳐진다. 갯벌과 육지의 중간단계인 염습지에서만 자라는 붉은 색의 식물이다. 칠면초는 일곱 번 색이 변한다는 뜻으로, 마을 사람들은 이를 ‘기진개’라 부른다. 철새들은 기진개를 좋아한다. 봄이 되면 사람들도 새순을 뜯어다 무쳐 먹는다.
조금 더 올라가면 해룡면 선학리 무룡마을. 흩어져 있는 마을 앞에 민둥산이 하나 있다. 산 위로 올라가면 순천만의 갈대밭과 그 갈대밭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물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으로 넘어가는 일몰을 볼 수 있다. 따로 팻말도 없고 걸어오르기도 간단한 곳이 아니지만, 그 전망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애써 찾아가는 곳이다.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에서 나오면 오른쪽으로 휘어진 길 2개가 나란히 나타난다. 순천 방향 국도 17호선을 타고 삼거리에서 순천시청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다시 삼거리에서 벌교 방향으로 좌회전, 국도 2호선을 타면 청암대학 삼거리다. 좌회전한 뒤 3백m쯤 가면 순천만 이정표가 있다. 삼거리가 많아 헷갈리기 쉽지만 무조건 벌교 방향으로 달리면 된다.
와온포구는 840번 지방도 이용, 여수방향 17번 국도 이용. 월전사거리에서 우회전, 863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해룡초등학교를 지나면 와온마을이다.
▲별미: 순천 시내에 대원식당(061-744-3582)과 한성관(751-0662)을 추천할 만하다. 대원식당은 한정식 전문 전통가옥으로 2대째 대물림한 집이다. 순천역 근처 흥덕식당(744-9208)은 5천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풍성한 반찬이 나온다. 추어탕과 해장국을 하는 성화식당(743-3544)은 주차가 어려운 게 흠. 남흥회관(744-9736)은 고깃집으로는 소문난 곳이다. 순천만 갈대밭쪽에서는 대대선창집(741-3157) 장어구이가 괜찮다.
▲숙박: 상사호에 있는 아젤리아호텔(061-754-6000)
은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자리하고 있다. 객실에서 상사호의 아름다움과 이른 아침이면 피어나는 환상적인 물안개를 볼 수 있어 가족 동반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든단다. 호텔이지만 가격은 모텔보다 약간 높은 수준. 순천시내에는 관광호텔 시티(751-3792-4), 로얄(741-7000) 등이 있다. 벌교나 낙안읍성쪽에도 숙박업소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