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열린 ‘청년취업’ 젊은이와의 대화. 이명박 대통령이 점퍼 위에 태극기를 달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 ||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생방송 프로그램에 깜짝 출연해 시 낭송과 합창 등을 선보였다. 이를 두고 방송국의 한 홍보 전문가는 “마치 우리가 60년대 박정희 정권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받았다. 대통령을 위한 지나친 연출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청와대가 최근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을 출연해 만든 청계재단의 홍보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청계재단이 주로 장학사업에만 주력하다보니 다양한 홍보활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KBS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에 이 대통령의 재산을 기부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내부에서 “너무 구태의연하다. 보다 다양하고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많이 나와 이 방송 활용 아이디어도 묻힌 것으로 알려진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점퍼에 태극기를 달고 나오는 것도 시대에 맞지 않는 권위적인 발상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군대의 야전상의에 태극기를 부착하는 것은 맞지만 일반 점퍼에 태극기를 다는 게 어색하다는 말들이 많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태극기 부착을 건의한 것이 아니라 3개월쯤 전부터 이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태극기를 달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원수로서의 상징성과 애국심을 보여주려는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그 발상이 60년대 박정희 정권의 권위적인 시대로의 회귀라는 시각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조짐은 순시성 현장방문 중심의 이벤트식 접근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진정한 홍보는 이 대통령의 숨겨진 진정성을 국민들이 발견했을 때 빛나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