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한국시간으로 25일 오전,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발표한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정사실화 돼 있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 안정을 바라는 인류 염원에도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북미 사이에 역사적인 정상회담 일정이 올라 있고, 준비 사업도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사유로 밝힌 ‘커다른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 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방적 핵폐기를 압박하는 미국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취소 사태가 북미 간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 개선을 위한 정상회담이 얼마나 절실한지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제1부상은 “열린 마음으로 미국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담화를 끝맺었다.
국제 비확산회의 참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리어트 호텔에서 개막한 국제 비확산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7.10.20
이는 지난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내놓은 원색적 비난에 대한 설명 성격이 짙은 담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펜스 부통령의 ‘폭스 뉴스’ 인터뷰 발언을 문제삼으며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펜스 부통령이 인터뷰에서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이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대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는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원색적으로 표현했고,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여하에 달려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연기 결정에 다소 누그러진 설명을 내놓음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미 간 대화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외교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 장관과 통화해서 북한과 대화 의지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폼페오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24일 북미 정상회담 관련 트럼프 대통령 발표 등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 측으로서도 북한과의 대화 지속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북미간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환한 기자 brigh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