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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 전 장관, 김문수 지사 | ||
지난 2월 19일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후보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급부상한 변수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기지사 도전 가능성이다.
유 전 장관의 행보에 따라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 모두 경쟁구도에 큰 변화를 맞게 됐다. 또한 경남지사 선거에선 지난 총선 당시 공천파동의 주역이었던 이방호 전 의원과 이달곤 전 행안부 장관의 친이 후보 간 대결이 예상돼 관심을 끌고 있다. 새로운 변수들이 불거지면서 점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지방선거 관심 지역을 살펴보았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는 한명숙?
서울시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평가받는 곳이다. 현 오세훈 시장은 물론 여야의 상당수 잠룡들이 차기 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어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여권에선 오세훈 시장이 재선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한나라당 내에서도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 만만찮은 인물들이 도전장을 던진 상황.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일반 시민의 지지율에서, 원 의원의 경우 서울소재 중앙위원의 지지율에서 각각 서로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선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게 됐다. 향후 ‘당심’을 주도하는 친이 주류의 의중과 친박 세력과의 관계 설정 등에 따라 후보 간 역학관계가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에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함께 유력한 야권 후보로 거론되던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이 경기지사 쪽으로 유턴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새로운 선거 구도를 맞게 됐다.
출마 의사를 밝힌 여권 인사들 가운데 대중적인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현 오세훈 시장이 만약 야권 후보들과 맞붙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게 될까. ‘한길리서치’의 지난 2월 21~22일 조사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 대 야당 후보 가상대결’에서 오세훈 시장 40.9%, 한명숙 전 총리 19.6%, 유시민 전 장관 11.1%로 나타난 바 있다. 한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의 표를 합하면 30.7%로 오 시장과 10%p(포인트)가량 차이가 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격차는 지방선거에서 작용하는 정권심판론 표심이 결집하면 역전 가능한 수치”라고 설명한다. 지난 2월 9~11일 실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더 피플’의 조사에서도 한명숙 전 총리가 단일후보로 나올 경우엔 오세훈 47.2%, 한명숙 38.1%로 9.1%p의 지지율 차이를 보인 바 있다.
한 선거전문가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조금 앞서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시너지 효과 때문에 접전을 펼치거나 야권후보의 승산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당장 민주당에선 시장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계안 전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이 사실상 한 전 총리 공천 쪽에 방점을 찍으려는 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반발해 ‘서울시장 후보를 100%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역시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면 자신도 당선권’이라며 협상 테이블에서 쉽게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는 민주당 경선이라는 일차 관문과 진보신당 등 다른 야권과의 협상이라는 가파른 산을 넘어야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월 9일로 예정된 한명숙 전 총리의 1심 재판결과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시민 경기도 ‘흥행카드’ 급부상
서울시에서 유턴한 유시민 전 장관이 경기지사 선거에 나올 경우 경기도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경기도지사 선거 구도는 현 김문수 지사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 이종걸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 야권 후보들이 출사표를 빼든 상황. 하지만 여기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 전 장관이 뛰어들 경우 야권후보 단일화 및 인물론 등이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또 하나의 ‘흥행카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친노계 인사인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극우적 김문수에게는 말로 싸우는 유시민이 제격”이라며 경기지사 선거가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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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계방향으로 오세훈 시장, 한명숙 전 총리, 이방호 전 총장, 이달곤 전 장관 | ||
일각에서는 유 전 장관이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하면서 민주당과의 ‘교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에는 이미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 하지만 일부에서는 서울시장을 양보하고 경기지사를 택한 유 전 장관을 민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
국민참여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선 가능한 후보가 나가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 전 장관 또한 “지금 경기도에 한나라당 후보와 대적할 수 있는 후보는 승리의 전망이 조금 어둡지 않느냐는 말이 있다”며 김진표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았다.
오래 전부터 재선을 고려하고 있던 김문수 지사 측은 ‘유시민’이라는 ‘돌발 변수’에 예상보다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다. 반면 유 전 장관 측은 민주당과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김 지사와의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연대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는 유 전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에 대해 우호적 시선을 보내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내에서만도 주류와 비주류 측이 각각 김 최고위원과 이 의원을 지원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당장 유 전 장관에게 신경 쓸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통합과 연대가 최선이고 분열이 최악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유 전 장관 출마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남지사 ‘예선전’ 친이 맞대결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4일 사퇴한 뒤 경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미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오래 전부터 출마를 준비해왔던 이 지역은 ‘예선’ 과정에서 친이 후보 간 대결이 뜨거울 전망이다.
이달곤 전 장관은 김태호 현 경남지사가 3선 도전 포기를 선언하자마자 여권 내부에서 차기 지사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MB의 심중이 이미 이달곤 전 장관에게 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미 2년 동안 ‘자숙’하면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려던 이방호 전 총장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이 전 총장은 지난 2008년 4월 총선 당시 ‘친박 공천 학살’의 주역으로 찍혀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산 뒤 선거에서 낙마하고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다. 이방호 전 총장은 “폐암 말기의 환자와 같은 심정으로 견뎌왔다”며 지방선거에 나서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 전 총장 측 한 관계자는 “(공천 당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대신한 것 아니었나. 공천 파동 이후 선거에도 낙마하고 공직에도 전혀 진출하지 못한 채 조용히 지내왔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세종시 문제로 친박계와 갈등을 겪고 있는 여권 핵심부 일각에서는 다시 친박계를 자극할 수 있는 이 전 총장의 출마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여권 주류가 이달곤 전 장관을 지원한다면 이 전 총장은 ‘외로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 전 총장 측은 “이명박 정권 창출을 위해 총대를 메고 애쓴 만큼 당원들 중에는 긍정적 평가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경선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장관을 줘도 포기 안 하겠다”는 게 이 전 총장의 입장이지만 ‘친이’라는 둥지에 함께 머물렀던 ‘어제의 동지’들이 과연 그의 ‘동지’로 계속 남게 될지는 미지수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