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가 97년 대선 당시 대기업 회장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한 것에 대해 ‘감사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대기업 회장을 만나서’가 아니라 누구를 만나서라도 선거 기간에는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특별히 특정 사안이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전화한 적이 없다. 누구한테든지 특별히 전화해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한 적 없다는 얘기다. 그냥 어떤 기회에 사람들과 전화하게 된다든지, 만나면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정도였다. 자금을 도와줘서 전화한 적은 없다.
─C씨가 대선자금 일부로 고급 핸드백을 사서 선물로 돌렸다는 말이 있다.
▲누가 대선자금의 일부로 선물을 샀다고 하는 것인가. 그런 적이 결코 없다.
─이 전 총재가 97년 낙선한 후 지방여행 갈 때 기업에서 받은 수표로 항공권을 구입했다는 말이 있는데.
▲대선에서 낙선한 다음이 아니었다. 이회창 후보는 선거 기간 중 공식적으로 울산지구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검찰에서 ‘항공권을 구입한 문제의 수표가 세풍 자금에서 나왔다. 이회창 총재의 개인 비서가 이서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 개인 비서를 법정 증인으로 내세워 확인했다. 그랬더니 ‘무슨 수표요, 난 모르는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에서 조서를 조작한 것이다.
─이 총재는 그동안 ‘이석희씨를 한 번도 만난 적 없다’고 했는데.
▲물론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다. 무엇보다도 대선자금을 조직적으로 모금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좀더 기다렸다가 법정에서 확인해보자.
─그렇다면 이석희씨 단독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했다는 얘기인가.
▲혼자 단독으로 뭘 했나. 이석희씨가 (대기업에) 전화를 건 것은 맞다. 나도 이석희씨를 만난 적은 없는데, 다른 사람들 증언을 들으면 ‘전화 걸어서 한나라당이 어려우니까 당비를 내시오’라고 한 적은 있다고 한다. 그것이 과연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한 것인지는 모른다. 전화를 걸었다는 것과 정치자금을 모금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한나라당 좀 도와줘라. 돈줄이 막혔나보다’라고 말하는 것과 ‘정치자금을 좀 내라’는 얘기는 다르다. 그 부분도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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