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정 대표의 갑작스런 전략공천 방침이 전해진 이후 동작구청장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정 대표가 동작구를 전략공천 대상지역으로 선정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정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 전까지 동작구는 한나라당 예비후보만 10여 명에 달할 만큼 치열한 경쟁을 해왔던 지역. 한 예비후보자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동작구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곳이었는데 정 대표가 전략공천지역 선정에 어려움을 겪다가 자신의 지역구를 ‘솔선수범해’ 내세운 것 아닌가 싶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나라당의 예비후보들은 정 대표에게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당에도 항의 입장을 전하기로 했다. 김기옥 김경규 황석순 후보 등 9명의 예비후보들은 지난 3일 ‘정몽준 대표님께 올리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장미승 전 관장을 일방적으로 공천하려는 것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 이들은 장 전 관장에 대해서도 기존의 예비후보들과 같이 인지도와 당선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입증, 공정한 방법을 통해 후보자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장미승 전 관장이 정몽준 대표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당일 동작구로 주소지 이전을 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뒤, 정 대표가 애초부터 동작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해 두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얼마 전에도 이 지역에 방문해 공정한 경선을 하라고 이야기하더니 이미 전략공천 후보자를 결정해뒀던 것 아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애초 한나라당에서는 서울시 구청장 중 3곳에 대해 ‘여성후보를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성후보 전략공천 지역으로 거론돼온 중구 종로구 용산구 및 기타 지역에 대한 논의에 진전이 없어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 때문에 정몽준 대표가 후보자 선정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당대표로서 ‘솔선수범해’ 자신의 지역구를 포함시킨 게 아니냐는 것. 또한 일부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전략공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장미승 전 관장이 정몽준 대표의 부인 김영명 씨와 친분이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몽준 대표 측은 “당 인재영입위에서 먼저 동작구를 여성공천 지역구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해왔고 이를 받아들인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 대표의 부인 김영명 씨와 장미승 전 관장과의 ‘친분’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장미승 전 관장은) 정 대표는 물론 김영명 씨와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