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이 펌프질 하는 이유는…
현재 감사원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은 지난 2006년 공모를 시작해 2007년 11월 입찰이 완료된 청라지구 국제업무타운 사업자선정 과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비만 6조 2000억 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은 당시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했고, 외자유치 계획에 따라 조세회피지역 케이만군도에 위치한 외국계 투자회사 판지아㈜가 사업을 시행할 청라국제업무타운(주) 지분 40%를 획득했다. 이밖에 포스코건설(5.70%) 롯데건설(3.00%) 두산건설(3.00%) 하나은행(4.70%) 등도 출자했다.
그런데 재계와 정치권에선 판지아의 실체에 관해 물음표를 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던 청라지구에 투자하기 위해 국내 건설사들이 내세운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특히 국내건설사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건설이 2008년 3월 판지아로부터 의결권을 넘겨받고 청라국제업무타운을 계열사로 추가하면서 이러한 주장은 확산됐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판지아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고 그 결과 외자로 보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감사원은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국제업무타운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도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감사원 감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에 사업자 선정이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야권 인사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여의도 주변에선 감사원이 386 의원 한 명과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추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여권이 마냥 안심할 수는 없을 듯하다. 감사원 내부를 중심으로 현 정권에서 실세로 불리는 몇몇 인사들 이름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 출범 후에 판지아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던 배경에 정치권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청라국제업무타운엔 포스코 롯데 등 현 정권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기업들이 포함돼 있어 야권은 감사원의 공정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의 보좌관은 “지난해 포스코 인사개입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라국제업무타운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 상당수가 친이계 인사들과 가깝다. 이런 배경 때문에 친박 의원들이 감사요구에 적극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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