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 장뇌삼 분말가루 사용한 건강식품… 원재료 원산지 및 국가 표시도 안 해
- 건강보조식품, ‘경옥고’로 둔갑… 수 십 만원씩 팔려나가
- 보경사 경내 불법 건축물 즐비… “사찰측, 지자체 철거 요청 없어 유지 하고 있어”
- 포항시, 조사 벌여 불법건축물 ‘확인’ 했다… “조만간 행정조치 이루어 질 것”
- 포항시측, 사찰 등 주변 상가 모두가 불법… “사찰·상가업주·주민 등 관련 ‘설명회’ 필요”
포항 ‘보경사’ 입구
[포항=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경북 포항 ‘보경사’(寶鏡寺, 주지, 철산스님)의 불심(佛心)을 악용한 얄팍한 상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의 명분 아래 건강식품부터 된장 등 각종 장류를 포함해 차(茶)류와 도자기·옹기, 농산물·기능식품·가공식품 등 갖가지 제품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위법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리분별력이 떨어진 노인들을 상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제품들에 대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나, 건강식품의 원재료를 수입산을 사용하고도 원산지와 국가를 미표시하고, 작가를 알 수 없는 도자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통신 판매와 사찰을 찾아 온 관광객 등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조합은 의무 사항인 법인 설립에 따른 관할청 ‘법인설립등록통지’도 무시한 상태이다.
이중 ‘보경사’가 주축이 되어 생산해 ‘보경영농조합법인’의 상표로 판매되고 있는 한 건강보조식품은 검증된 조제법도 없이 장뇌삼(수입산) 분말 등 재료를 섞어 ‘금우장뇌삼진고’라는 이름으로 ‘환’과 ‘진액’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금우장뇌삼진고’란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사실상 ‘경옥고’로 둔갑돼 전국으로 판매 유통되고 있다. 실제 ‘보경영농조합’ 홈페이지 한편에는 ‘경옥고’란 이름으로 광고되고 있다.
‘금우장뇌삼진고’ 제품 상자에 들어있는 안내 팸플릿, ‘경옥고’ 효능 등을 그대로 표기 하고 있다.
‘보경사’는 이 제품을 직접 재배한 장뇌삼과 백복령, 생지환, 꿀에 대추, 오미자 백문동을 참가, 천년고찰의 깊은 산중에서 뽕나무로 불을 지펴 제조한 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동의보감’의 ‘경옥고’와 비교하며, 그것과 버금가는 제품이라고 소비자들을 현혹하며 판매하고 있다. 거기에 이 제품을 ‘보경사’ 주지와 다수의 스님들이 정성을 다해 손수 만들어 가장 믿을 수 있는 건강식품이라고 하며 판매를 부축이고 있으며, 효능에 있어서도 ‘동의보감’의 ‘경옥고’ 효능을 제품 안내서에 그대로 거론, 명시하고 있어 문제성이 커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또 있다. ‘경옥고’로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 ‘금우장뇌삼진고’ 일부에는 반드시 표시해야 될 원재료 원산지와 해당국가 표시도 없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원재료에 대한 인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주의 표시도 전무하다.
농산물 품질관리법 제15조 제2항에는 농산물 또는 그 가공품을 가공하는 자에게 원산지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은 원료를 구입해 원산지표시대상 가공품을 판매목적으로 생산하는 경우에 한해 원산지표시를 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으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방법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허위표시 위장표시 등에 대해서는 3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보경사’ 주지는 “일부제품은 안내 상표만 붙이고 판매되는 것도 있지만,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표시(원산지)를 해서 판매되는 제품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100개가 만들어지면 100개 모두가 판매 되는 것이 아니고 그중 1~2개만 판매가 되고 나머지는 전량 비매품으로 선물용 등으로 나간다”고 주장하며, 이해되지 않는 해명과 답변을 내놓았다.
포항 ‘보경사’ 경내 불교용품점에서 진열돼 판매되고 있는 금우장뇌삼진고 ‘환’ 제품.
‘일요신문’ 취재 결과, 문제시 되는 이 제품(금우장뇌삼진고)은 보경사 경내 불교용품 매장에서 용품 등과 함께 진열돼 판매(현재는 제품이 치워져 있음)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판매를 맡고 있는 사찰측 여성 관계자는 “이 제품은 보경사에서 자체적 기술과 비법만으로 만들어져 그 어떤 보약보다 효능이 있다”고 치켜 세웠다.
이 관계자는 “한의원에 가서 보약 한 재를 지으려 해도 수십 만 원이 드는데 이것(금우장뇌삼진고)은 스님들이 직접 만든 거라 가격도 저렴하고, 약효도 시중에 파는 경옥고보다 월등하다”고 부연하며, “하루에도 수 십 개씩 판매가 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도 가능하다. 요즘은 제품이 불자 등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전국적으로 판매 되고 있고, 하루 판매되는 양이 제법 된다”고 말하며, 제품 자랑을 늘어놓았다.
‘금우장뇌삼진고’ 조제 시설로 의심되는 보경사 내 공장. 위생 문제 등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보경사’가 주축이 된 영농조합법인은 문경시와 포항시에 법인명 등기 이전 변경을 거듭하며, 최근까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올 2월초에는 해당 조합 법인이 법인명을 변경해 ‘경북문경’으로 등기를 이전했다. 하지만 이전 등기 등록 지역인 포항시에는 말소 되지 않은 채 같은 조합 등록번호의 영농조합이 상존해 있는 것으로 ‘일요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올해 2월 ‘금우문경영농조합’으로 주소지를 변경한 조합은 법원에 등기 신고만 했을 뿐 관할청인 ‘문경시’에는 현재까지 ‘법인설립등록통지’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영농조합 취소사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경시측의 설명이다. 포항시측은 “법인이 이전된 문경시에 등록 미 신고로 아직까지 포항시에 등록 말소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농조합법인 설립조건에 따르면 농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 법원 등기소에 영농법인 설립등기 완료 후 30일이내 관할 세무서에 법인설립신고와 같은 기간 관할청에 조합법인 등록 통지를 마치도록 명시돼 있다.
‘보경영농조함법인’ 홈페이지 캡처. 조합 대표가 ‘보경사 주지 철산 스님’으로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 문경시 친환경농업과 관계자는 “법인주소지와 법인명이 변경된 상황에서 이전의 법인명의 상표로 제품에 명시해 판매를 한다는 것은 상표법 위반에 준하는 불법적인 사항이고,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법인 주소지가 아닌 타 지역에서 생산,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전자상거래상 주소지에 국한두지 않고 타 지역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나, 통신판매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것은 관련법을 따져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주소지가 아닌 타 지역의 생산 역시도 “관련법을 드려다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올 2월 ‘보경영농조합법인’에서 ‘금우문경영농조합’으로 법인이 ‘포항’에서 ‘문경’으로 이전된 만큼 관할청인 ‘문경시’에 ‘조합법인이전등록통지’를 하지 않은 것은 조합 취소처분사유가 될 수 있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경시는 올해 1월26일 ‘보경영농조합법인’과 투자금액 15억, 고용인원 20명 규모의 ‘영순2농공단지 투자협약 및 입주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경영농조합법인’ 홈페이지 캡처. ‘금우장뇌삼진고’가 ‘경옥고’로 소개돼 판매되고 있다.
‘보경사’의 ‘영농조합법인’ 설립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28일 ‘대승영농조합법인’(대표 안상용, 당시 ‘대승사’주지, 現 보경사 주지)으로 출발한다. 주사무실을 경북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도로명, 산북면 대승사길 283)에 두고 설립된다. 이후 2012년 5월 같은 법인명으로 된 조합의 대표자가 변경된다. 2년 후인 2014년 1월7일에는 조합 명칭을 ‘보경영농조합’으로 변경하고, 대표자는 그대로 유지한다. 사무실 주소은 포항(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523, ‘보경사’)으로 이전하게 된다. 그 후 2016년 4월18일 現 보경사 주지가 등기이사로 취임하고, 다시 2년 후인 올해 2월 법인명과 주사무소가 변경된다. 법인명은 ‘금우문경영농조합’ 주사무소는 ‘문경시 영순면 의곡리 1284’이다. 이곳은 ‘문경영순제2논공단지’이다.
‘보경영농조합법인’ 홈페이지 캡처. ‘금우장뇌삼진고’ 가격 표시.
2007년 ‘대승영농조합법인’설립, 2014년 1월 ‘보경영농조합’의 변경과 보경사 주지인 철산스님이 보경사로 부임 이후인 올 2월전까지는 ‘보경영농조합’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모든 제품들이 주사무소 문경 지역이 아닌 포항 ‘보경사’에서 만들어 판매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신판매 역시 변경(금우문경영농조합)된 법인명이 아닌 ‘보경영농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표 이사도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으로 올라와 있다. 더욱이 올 2월 ‘금우문경영농조합’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는데도 버젓하게 변경된 법인명이 아닌 ‘보경영농조합법인’으로 표시해 통신판매 등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는 상표권 위반이 의심되는 사항이다.
포항 ‘보경사’의 위법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보경사’는 경내 상당 부분이 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의 불법 건축물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보경사’의 이 같은 행위가 10여년이 넘게 자행되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는 위법사실을 알고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며, 묵인 내지 방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보경사’ 주지 철산 스님은 “불법 건축물인 줄 알고 있다. 사찰 내 필요로 해서 가건물이 지어진 것도 사실이고, 일부 건축물 역시 인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라 불법인줄 알고 있다. 철거를 하라고 하면 철거는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포항시에서 경내 불법 건축물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했지만 아직까지 철거하라는 통보 등은 없었고, 별다른 재제가 없어 현재까지 무리 없이 사용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내의 불법전용토지 뿐만 아니라 현재 사찰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부지(중산리544-32번지, 528-17번지, 528-24번지, 781-58번지, 781-59번지)도 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농지를 불법으로 매립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지자체(포항시)는 이 주차장에 대해 개발행위 허가를 무시하고 도로 포장까지 해주면서 ‘보경사’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을 부축이며, 승인을 해줘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한 술 더 떠 시는 “시가 이 부지(주차장)을 임대 하겠다”라며, 이 같은 명분으로 ‘보경사’에 부지 임대료(연 2억원)까지 지불하며 사용 하게해 논란을 사고 있다.
‘보경사’ 주차장부지 중 일부는 지목상 ‘구’이고, 또 다른 일부는 지목상 하천부지인 ‘천’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구’와 ‘천’은 포항시의 소유이기도 하다.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보경사’가 부지 사용료를 포항시에 납부해야 정상적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도리어 시가 ‘보경사’에 시 부지가 포함된 땅을 임대해 임대료 명분으로 한해 수억원 지불하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이루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포항 ‘보경사’를 둘러 싼 온갖 불법행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관할청인 포항시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수 십 년간 묵인했다는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어 사법당국의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보경사’ 경내에 있는 불법 건축물 뿐만아나라 ‘보경사’ 인근 길목의 상가들 모두가 불법으로 건평을 늘리고 인도를 점령해 성업 중에 있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물론 사찰에 대한 조사를 벌여 불법건축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금으로서는 사찰 한 곳만을 특정해 ‘불법건물이니 철거하라’고 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지금 당장 시가 나서서 사찰에 대해 행정집행을 내린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사찰 측을 비롯해 상가업주, 해당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갖고 대책을 의논 할 것이며, 이 같은 절차를 거치고, 방법을 찾아 최대한 공정하게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날짜를 정하고, 사찰과 상가 주민들에게 언제까지 철거 및 철수를 해달라고 통지문을 보내는 행정집행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ilyo07@ilyo.co.kr
‘포항 보경사의 위·불법행위’ 보도관련 보경사측 반론 및 정정 본 일요신문사는 홈페이지 대구경북섹션의 2018. 9. 3.자 『포항 보경사의 이상한 ‘영농조합’ 운영…』 제하의 기사 및 2018. 9. 9.자 『‘포항 보경사’, 위법·불법행위… 』 제하의 기사에서 포항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이 불심을 악용, ‘보경영농조합법인’의 이름으로 ‘금우장뇌삼진고’를 터무니없는 가격에 사리분별력이 떨어진 노인들과 사찰을 찾아 온 관광객 등을 상대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산리 544-32번지 외 3필지를 불법으로 매립해 현재 사찰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경영농조합법인(현 금우문경영농조합법인, 이하 ‘조합’) 측은 “조합은 2014. 3. 1.경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과 그 수익금을 복지사업에 환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고, 통신판매 및 사찰을 찾아온 관광객들을 상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상적으로 판매하였으므로 불심을 악용하여 얄팍한 상술을 펼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보도에서 거론된 문제의 주차장은 현재 ‘보경사 전용주차장’이 아닌 ‘포항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관련 사찰측은 “보경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보경사 소유의 중산리 544-32번지에 관하여 포항시장의 허가를 얻어 위 부동산을 포함한 16필지를 적법하게 포항시에 임대하였고, 포항시가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한 것이므로 이 과정에서 보경사의 위법행위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