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25일 동교동 집앞 퇴임 축하행사에서 연설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 ||
한 최측근 인사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온 이후 차츰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기 집이 가져다 주는 아늑함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청와대는 자기 집이 아니라 5년간 머무는 곳이 아닌가. 현재 (동교동) 집은 그렇지 않다. (김 전 대통령께서) 아늑함을 느끼는 것은 천장 높이 때문인 것 같다. 청와대는 천장이 아주 높다. 그 같은 거리감이 사람을 외롭고 왜소하게 만든다. 하지만 집은 그렇지 않다.
또 청와대는 화장실을 가려고 해도 걸어서 한참 가야 되고, 이 방에서 저 방 갈 때도 한참 걸어 간다. 그런데 동교동 집은 문만 열면 서재고, 거실이고 하니, 편안해하시는 것 같다. 서재에만 들어가시면 얼굴이 밝아진다. ”
대통령에서 일반 시민으로 돌아온 김 전 대통령은 간식과 식사에서도 백팔십도 달라진 생활을 하고 있다고. 김 전 대통령은 간식으로 ‘붕어빵’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또 평소 좋아하던 ‘복어’를 사다 동교동 자택에서 요리를 해서 먹기도 한다는 것.
얼마 전엔 DJ가 단골로 드나들던 서울 서교동 복집에서 ‘복어’를 사다 요리를 해 먹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2인분을 주문했지만 김 전 대통령을 평소 존경하던 복집 주인은 3인분어치를 내주었다고. 김 전 대통령 내외가 3인분을 다 먹었는데 결국 과식한 김 전 대통령은 배탈이 나 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차츰 일상의 즐거움을 되찾아가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한 가지는 ‘대북송금 특검’ 문제.
한 측근은 “뭐라고 말하겠나. 칼자루는 그쪽이 쥐고 있는 걸. 지금으로서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최상의 방법이다. 선생님도 (특검에 대해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면서도 “불만이 왜 없겠나. 하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