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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판사진 | ||
각료 임명 이후 이 장관은 정부와 통신업계간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듯했지만, 최근 업계 일각에서 정통부의 잇단 정책이 KT측에 유리한 쪽으로 전개된다며 ‘이 장관의 KT 편들기’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의 KT 사장 재직 시절 KT 민영화 과정에서 대주주로 올라서 마찰을 빚었던 SK텔레콤은 정통부의 최근 행보에 대해 피해의식마저 보이고 있다.
이 사장과 SK텔레콤이 갈등을 빚은 것은 대주주로 올라선 SK텔레콤이 KT의 경영권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 때문이었다. 이 사장으로선 KT가 비록 민영화됐을지라도 공기업 성격이 크게 탈색되는 데다, 유무선시장을 SK텔레콤이 독식하게 된다는 점 때문에 SK텔레콤을 적극 견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이 사장은 정통부와 보조를 맞춰 SK텔레콤측에게 KT 지분을 매각토록 요구했고, SK텔레콤은 시장원리를 내세워 이 사장의 요구에 정면 대응했다. 그러던 SK텔레콤은 7·11개각에서 이 장관이 발탁되자 KT 주식 스와핑 계획을 전격 발표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SK텔레콤은 개각 이튿날인 지난 7월12일 KT의 교환사채(전체 지분의 1.79%)를 조기 매각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흘렸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자사가 보유중인 KT 지분 11% 가운데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표명,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SK텔레콤 내부에선 이 장관이 정통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 KT와의 향후 관계 설정을 두고 강온 양파로 갈라져 치열한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비둘기파는 양승택 전 장관이 추진했던 통신3강 체제 안착을 위한 접속료산정정책 등 현안이 많은 만큼 이 장관을 자극하지 말고 시간벌기를 하자는 입장이었다. 반면 매파는 KT 사장 출신인 이 장관이 현직에 있다 하더라도 어차피 KT와는 공존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KT와 정면으로 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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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철 정통부 장관 | ||
어쨌든 이 장관 입각 다음날 SK텔레콤이 KT 지분 매각계획을 내놓은 것은 강온 양파의 설전에서 유화론자의 입장으로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입장변화와는 무관하게 이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KT 이외의 통신사업자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정책을 속속 들고나와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7월25일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장관이 추진했던 ‘통신3강’ 구도를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통신시장 3강구도를 억지로 맞추는 것이 최선이 아니고 국민과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통신3강 구도는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승택 전 장관 시절에 확정됐던 통신3강 구도의 핵심은 통신시장의 양강인 KT, SK텔레콤은 그대로 두되, 양자인 LG-하나로를 하나로 엮어 전체 시장 구도를 3파전으로 구축한다는 것. 이를 위해선 무선분야에선 시장점유율이 50%가 넘는 SK텔레콤이 기득권을 일부 내놓아야 하고, 유선분야에선 시내전화와 초고속망시장을 휩쓸고 있는 KT가 상당부분의 기득권을 내놓아야 가능하다.
이 정책이 추진되면 SK텔레콤 입장에서 기존 무선분야를 일부 포기해야 하지만 득이 더 많은 반면, KT는 초고속망 시장 중 상당부분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실이 더 많다.
양 전 장관은 이 같은 계획을 해당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것이었고, 이 신임 장관은 억지로 3강 체제를 만드는 계획은 전면 수정될 것임을 암시한 것이었다. 이 같은 이 장관의 내심에 대해 당연히 KT를 뺀 나머지 업계에선 경악했다.
이 장관의 발언과 때를 맞춰 정통부 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의 KT에 대한 단문메시지 접속중단에 대한 조치’로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SK텔레콤에 대한 압박작전에 나선 느낌을 주었다. 이 건은 이 장관이 KT 사장 재직 시절인 지난 4월 KT측이 통신위원회에 제소한 것이어서 해석여하에 따라 정통부의 SK텔레콤에 대한 파상공세가 시작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일으켰다.
물론 이 사건의 원초적 잘못은 일방적으로 접속을 끊은 SK텔레콤에 있다는 게 통신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KT가 SK텔레콤과 정식 계약을 맺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용료 인하를 요구하며 수개월 동안 사용했고, 계약도 안된 이 망을 KT가 다른 사업자들에 빌려주는 등 KT 역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면이 없지 않다.
SK텔레콤은 건당 15원의 사용료를, KT는 건당 8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겠다며 맞섰지만 요금 차이가 워낙 커 상호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은 이 사건이 일방적인 자사측 문제로 결론이 나자 “당초 이 건에 대해 양측 모두 문제가 있어 통신위원회가 문제를 삼지 않다가 이 장관이 취임 직후 자신들에게만 벌금을 매겼다”며 볼멘 표정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 꼽는 또 하나의 ‘KT 지향적인’ 정책 결정 사례는 지난 7월31일 있었던 유무선 통신사업자와의 간담회 자리 발언이다. 이 장관은 당시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후발 유선통신사업자들이 ‘시외전화요금의 통합과금’ 등 유선사업 비대칭 규제 현안에 대한 요구를 하자 이 장관은 ‘해당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식의 논리를 내세워 사실상 거절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후발 유선사업자들은 “이 발언은 유선시장에서 KT의 기득권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아니다”며 반발했다. 당연히 업계에선 주무부서 장관인 이 장관이 ‘KT의 이해’에만 너무 ‘정통’한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96년 40대에 KTF 사장에 오른 뒤, 5년 만인 2001년에 KT 사장에 발탁됐고, 올 7월에는 정통부 장관에 오르는 등 공학도(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서 엔지니어가 오를 수 있는 모든 자리를 다 경험하고 행정가로 변신했다. 그만큼 업무능력과 신속한 상황대처능력, 비전을 인정받은 것.
특히 그는 KT 사장을 지내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변신했다가 낙선한 뒤 다시 KT 사장으로 머물다가 정통부 장관까지 오른 것 또한 그의 탁월한 이력관리 능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장관이 통신정책을 리드하는 수장에 오른 이상 업계의 공정한 게임을 위한 조정자역할을 수행해야 업계의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