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비례대표)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정위가 행정소송 패소로 불공정행위 기업들에 되돌려준 환급총액이 1조 1190억 원에 달했다.
기업들의 각종 불법 행위로 인한 환급과징금은 같은 기간 1조 305억 원이 부과됐으나, 소송패소로 인해 환급가산금 이자를 더해 되돌려주면서 885억 원 이자 손실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환급과징금이란 과징금부과가 잘못되었다고 패소하여 정부가 기업에 되돌려준 과징금으로 환급가산금은 과징금을 납부한 날부터 소송종결로 돈이 환급된 시점까지 발생한 이자를 말한다.
기업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환급총액이 1조 832억 원(96.8%)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하도급법 위반 305억원, 대규모유통업법 42억 6000만 원, 방문판매법 위반 5억 5000만 원, 표시광고법 위반 4억 60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공정위는 소관 법령과 관련된 행정소송 등에 있어 ‘직접수행’과 ‘외부 변호사 선임’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 4년 반 동안 외부 로펌에 지출한 변호사 선임 수수료는 101억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행정소송 사건 총 1120건 중 83%에 해당하는 925건을 외부 로펌에 맡겼고, 직접수행 건수는 단 195건(17%)에 그쳤다.
올해 현재 공정위가 직접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 전부승소율이 93%에 이르고 있다. 반면 외부 선임 시 전부승소율은 64%에 불과해 직접수행 시 승소율 보다 낮아, 예산까지 증액편성하면서 외부 로펌에 소송을 맡기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태규 의원은 “불공정행위 기업들에 일단 과징금을 부과했으면 관련 행위에 있어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이 수반되어야 행정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며, “환급가산금은 엄연히 혈세낭비이자 손실임을 잊지 말아야 하고, 소송에서 패소해 거둬들인 과징금을 다시 이자까지 쳐서 환급해주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현재 공정위에는 송무담담관실 변호사 2명 외에도 변호사자격증 보유자가 42명이나 더 있다”며, “직접수행 승소율이 비싼 외부 로펌보다 훨씬 좋은데, 굳이 예산까지 증액하며 외부 로펌에 의존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직접수행 비율을 대폭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