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99주년 기념 세미나 단체사진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 노벨라 홀에서 한국영화 99주년 기념 세미나, ‘한국영화 99주년, 100년의 문턱에서: 한국영화의 기원, 표상, 비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조혜정), 한국영화학회(회장 정태수) 주관,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장호, 장미희) 후원으로 추진됐다.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앞두고 학계 세미나를 통해 한국영화 99주년의 의미를 기리고 100주년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제고시키고자 기획됐다.
세미나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의 이장호 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조혜정 회장의 인사말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장호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근대화의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국영화인은 1인 다역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것이 오늘 한국영화를 무섭게 자라나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날의 문화적 번영을 위해 노력한 선배들을 잊지 말고 공경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미나는 3개 섹션으로 진행됐다. 섹션 1 ‘한국영화, 기원을 찾아가다’는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이 ‘의리적 구토’를 위시해 1919년에 등장한 조선인 신파극단의 연쇄극을 영화적 실천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역사적인 근거를 발제했다.
뒤이어 한상언영화연구소 한상언 소장이 “1910년대에 비해 1919년 3·1운동 이후로는 조선인이 영화의 전면에 배치되지만 조선인을 미개하고 위생에 철저하지 못한 전근대적인 존재로 미화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1920년대 초반 조선에서 제작된 영화의 영화사적 의미에 대해서 살펴봤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는 좌장으로 중앙대학교 문재철 교수, 발제자와 영화사학자 김종원, 연세대학교 이화진 강사가 참여해 ‘의리적 구토’와 함께 상영된 ‘경성전시의 경’에 대한 평가와 ‘의리적 구토’를 연출한 김도산에 비해 과소평가된 제작자 박승필에 대한 평가, 한국영화사에서 1919년부터 1923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뒤이어 이석기 감독의 다큐멘터리 ‘한국영화, 100년의 문턱에 서다’의 축약본을 상영했다. 영화에서는 1926년 아리랑을 시작으로 196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지나 오늘날의 한국영화에 이르기까지의 발걸음 하나하나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를 담아냈다.
섹션 2 ‘한국영화, 시대의 얼굴을 담다’에서는 전찬일 영화·콘텐츠 비평가가 ‘한국영화 남성스타 10인’을 선정해 스타성을 넘어 시대의 얼굴을 담아낸 남성 배우를 살펴봤다.
고려대학교 박유희 교수는 ‘여성표상으로 읽는 한국영화 100년’을 주제로‘누군가’의 어머니, 아내, 누이, 딸로 등장해온 한국영화의 여성이 시대가 흐르면서 기성 질서에 포용되기도 하지만 관습 안에서 관습을 뛰어넘는 존재라는 견해를 밝혔다.
발제 후 토론에는 좌장으로 정중헌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발제자와 순천향대학교 변재란 교수와 대진대학교 신강호 교수, 명필름 심재명 대표가 서로의 견해에 공감과 반론을 이어나가며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섹션 3에서는 한맥문화 김형준 대표가 홍콩, 일본 영화산업의 문제를 사례로 들어 향후 100년을 위해 준비해야할 정책에 대해 제언했다.
토론에서는 김형준 대표와 좌장 양윤호 영화감독, 토론자로 추계예술대학교 김은영 교수,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 캐피탈원 여한구 대표, 영화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 CGV 조성진 전략지원담당이 산업·현장·학계의 관점에서 한국영화의 미래 100년을 위한 토론을 이어나갔다.
특히 안병호 위원장은 “한국영화 99년의 역사동안 현장에 대한 고민과 논의에는 소극적이었다. 향후 100년은 현장 스태프, 여성 영화인의 처우와 근로환경개선에 힘써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100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조성진 전략지원담당은 급변하는 영화시장의 돌파구를 위한 제언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약진에 따른 사고 확장이 필요하고, 국내시장 포화상태에서 한국영화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역설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관객은 “100주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한국영화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자리가 된 것 같아 뜻깊었다”며 “학계·산업·현장 등 영화계 전반을 아우르는 발제자와 토론자를 구성해 산업 분야로 논의의 방향성을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현장의 목소리 또한 듣는 자리가 되어 유익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예상 인원을 뛰어넘는 약 260여명이 참석해 한국영화 100주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확인시켰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번 99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를 시작으로 한국영화 100주년의 역사와 영화인을 재조명하고 향후 100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범국민적인 사업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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