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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27일 있었던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관련 기자 회견. 박종석 한화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
지난 2000년부터 대생 인수작전에 총력전을 폈던 김 회장은 지난 6월26일 대생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사실상 대생을 손아귀에 넣은 상태였다. 국내 3대 생보업체의 하나인 대생 매각건은 지난 99년 이 회사의 부실이 드러난 후 3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데다, 매각금액도 1조원대를 넘는 등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이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한 달 만인 지난달 29일 김 회장은 “인수가격 등 인수조건과 매각절차상의 뜻하지 않은 까다로운 장벽 등으로 매각의사가 초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예상치 않은 발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의 이 발언은, 그가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생 인수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데다, 대생 인수자금 마련 차원에서 미국에 출장간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지난달 그가 보여준 의지에 비춰볼 때 김 회장의 이 발언은 해석 여하에 따라 ‘사실상 대생 인수 포기’를 의미하지 않느냐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정이만 한화그룹 홍보상무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생 인수를 완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김 회장의 대생 인수 의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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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생명 건물. | ||
▲포기설
한화측은 김 회장 발언이 알려진 이후 “아직 완전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여운을 남기고는 있지만,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평소 내비친 의지를 감안할 때 ‘이미 그룹 내부에서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을 하는 이유는 한화가 대생 인수를 강력히 희망하는 때와 지금의 세계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진 점을 꼽고 있다. 한화가 대생을 인수하려던 올초만 해도 세계경제는 늦어도 2003년 이후부터 상승세로 돌아선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올 중반부터 본격적인 추락세로 전환돼 장기적인 불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자칫 그룹의 모든 현금을 쏟아부어 인수한 대생의 경영이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자칫하면 그룹 전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실제 세계경제가 장기 불황을 맞을 경우 경제상황에 민감한 생보업의 특성상 경영상 타격은 다른 어떤 업종보다 크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 때문에 한화그룹 내에서는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밀려 겉으로는 대생 인수를 지원하긴 했지만, 상당수 비판세력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 회장은 반신반의하면서 미국 현지를 방문했고, 미국 내 지인들로부터 대생 인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접한 뒤 자신의 의지를 바꾸었다는 추측이다. 포기설의 배경으로, 최근 한화그룹 핵심 부서에서 대생을 포기하는 대신 인수자금을 다른 분야에 투자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부분도 작용하고 있다.
<일요신문>과 단독 인터뷰한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이용호 전무는 “대생 인수가 아닌 다른 서비스업 진출을 모색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진출을 모색중인 사업은 제조업이 아니며, 장래성과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분야의 3~4개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중이다”고 덧붙였다.
▲정부 압박용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한 재계의 또다른 관측은 “유리한 인수 조건을 유도하기 위한 대 정부 압박용 제스처”라는 해석도 있다. 이 같은 해석의 근거는 그동안 김 회장의 대생 인수 의지가 확고했다는 점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1개월도 안됐다는 점, 한화가 제시한 인수조건에 대한 정부의 불만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특히 한화가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정부측은 한화의 인수조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대생 매각작업의 키를 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경우 한화와 예금보험관리공사가 맺은 인수 조건에 대한 최종 승인을 계속 미루며 한화의 속을 태우고 있다. 실제 한화가 대생 인수를 위해 제시한 조건을 보면, 가장 중요한 사항인 가격문제에서 한화는 8천억원 전후를 제시한 반면 예보는 최소한 1조5천억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만약 한화가 제시한 가격으로 매각협상이 이뤄질 경우 3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1조원도 못되는 돈을 건진 부분으로 인해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게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화는 “설사 3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더라도 현재 대생이 안고 있는 부실이 엄청나기 때문에 매각 주체측으로 볼 때 남는 장사”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쪽의 입장이 팽팽한 평행선을 유지함에 따라 한화로서도 더이상 이 문제를 질질 끌다가는 일이 꼬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김 회장이 선제공격을 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 회장의 이 발언 배경에는 빠른 시일 안에 대생인수 작업을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희망이 담긴 메시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