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핵심 설계자…국정철학 가장 잘 이해”vs“반대 많았는데 사람이 그렇게 없었나”
김 실장에 대한 야권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수현 사회수석은 실패의 아이콘”이라면서 “거시경제와 전혀 상관없는 도시공학을 전공했고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정책 실패를 초래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수석을 ‘경제파탄 워스트5’ 중 한 명으로 꼽으며 “그를 정책실장으로 앉히는 것은 선무당에게 경제 폭망 지휘봉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김 실장 임명을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한 친문 의원은 김 수석의 정책실장 임명설이 돌던 11월 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노무현 키즈였지만 지금은 문재인 사람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핵심 공약의 설계자”라면서 “시기의 문제였을 뿐 언젠가는 정책실장을 맡았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실장을 비토하는 분위기도 감돈다. 당에선 김 실장의 임명 가능성이 나오자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우선 현 경제 상황에선 거시 정책에 정통한 인물이 정책실장으로 발탁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사회수석을 정책실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비문 의원은 “김 수석에 대한 반대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고 고개를 저었다.
참여정부 때 종부세를 도입했던 김 실장은 현 정권 들어서도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다. 9차례의 부동산 정책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지금까진 집값 잡기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탈원전 정책과 입시 정책 역시 그 방향의 적절성 여부와는 별개로 사회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실장 임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거론하는 사례들이다.
특히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자와의 호흡에 대해서 의문부호가 달리는 상황이다. ‘제2의 김앤장 갈등’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의 비문 의원은 “김동연-장하성 때보다 더 정책실장으로 힘이 쏠릴 것 같다. 김동연이니까 그나마 목소리를 냈던 것이다. 홍남기-김수현의 이름값만 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제는 부총리 원톱으로 간다”고 일축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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