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2일 오전 0시 15분께 공개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알릴레오 5편에 세 번째 초청자로 출연했다. 약 1시간 동안 2017년 취임 이후 진행한 부동산 정책과 향후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유 이사장은 김 장관에게 “지금 집을 사도 좋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집 사라고 하면 ‘집값 오르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사지 말라고 하면 ‘정부가 나서서 거래 막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알릴레오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알릴레오 캡처
서민이 집을 사기엔 여전히 집값이 비싸다는 진단도 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집값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엄청나게 큰 폭으로 떨어져 집 없는 서민이 집을 살 수 있게 된 정도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3기 신도시가 수도권 집중을 가속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도시에 대해 주민 70∼80%가 찬성하고 있다”며 “현재 전국의 주택보급률이 103%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98%로 모자란 수준이며 수도권 거주자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신도시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예타 면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장관은 수도권은 인구가 많아 도로나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비용 대비 효과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지방은 인구가 적어 아무리 경제성을 높이려 해도 예타 통과가 어렵기 때문에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이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예타는 필요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들이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경제적 변수만 따지고 무형의 편익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좀 더 합리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도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공사를 들며 유 이사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밖에 김 장관은 4월 아파트 공시가격도 많이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주택은 현실화율이 51%를 조금 넘지만 아파트는 68%로 주택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시세가 많이 오른 곳은 그만큼 공시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지만 단독주택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팟캐스트 방송에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가장 힘들었던 시점은 지난해 서울시의 개발 계획 발표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을 당시다.
유 이사장이 “그때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딱 죽고 싶었다”는 말로 당시 심경을 정리했다. 김 장관은 “집 없는 사람들은 집을 사고 전·월세 가격은 안정돼서 주거 안정하도록 하자는 건데 시장에서 반대로 작동하면서 집값이 폭등했다”며 “정부 정책과 거꾸로 가는 집값에 나는 뭐하고 있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장관) 사표 정도도 아니고 내 존재 이유에 대해서 너무 절망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며 “버티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