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장윤일 박사
-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잘못 알려진 2가지
- 170배의 효율과 폐기물까지 해결 가능한 고속로 사업, 정부는 ‘중단예정’
- 한국의 탈원전 정책, “세계의 흐름과 역행한다”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석학 연구원이자 소디움냉각증식원자로 개발을 진두지휘한 장윤일(76) 박사는 미국 과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상을 받은 원자력 학계의 거두이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아르곤국립연구소는 원자력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곳으로 1939년부터 핵분열 실험을 시작해 1942년에 최초로 성공했으며, 현재는 연구원 3천여 명이 다양한 분야의 에너지원과 기초과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 공학과 초빙으로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한 장윤일 박사를 만나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전망과 과제 등을 들어본다.
- 한국의 미래 에너지로 원자력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시는 이유는?
“첫번째는 경제적인 부분이다. 천연자원의 보유량이 많지 않은 한국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에 비해 원자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 자원이었다.
현재 에너지 발전 원가를 보면 원자력 발전에 비해 LNG의 3.5배, 풍력은 3.4배, 태양광은 4.6배 더 비싸다. 원자력 발전 원가에는 사용 후 연료 처분 비용과 제염 해체 비용이 포함되며, 이 비용은 정부와 원자력환경공단에서 관리하는 기금에 적립되고 있다.
환경문제를 비교해봐도 원자력이 압도적이다.
1t의 핵분열은 350만 톤의 석탄 연소와 동등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원자력은 대기 오염이나 미세 먼지 없이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원자력보다 석탄은 30배, 천연가스는 20배 정도이며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철강 요구량은 원자력보다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소는 10배 이상, 태양열 발전소는 50배 이상이다. 토지 이용 면적은 원자력보다 태양광 발전이 50배, 풍력은 400배가 필요하므로 원자력은 모든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공급 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연 방사능은 지표에서도 라돈 가스로 올라오고, 하늘에서 우주 방사선으로 내려오고, 마시는 물, 먹는 음식, 바나나, 우리 몸체 안에도, 일용품에도, 방사선 치료 받을 때 등 우리 몸과 주변에 어디에나 있어 우리와 같이 살고 있다.
이란 람사르와 같이 자연 방사능 양이 한국보다 100배가 높은 지역이 있고 세계 곳곳에 10배 이상 높은 지역이 있는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이 평균보다 높아서 Radiation Hormesis (호르메시스) 즉 어느 정도의 낮은 방사선은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는 설도 있지만, 학술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지는 않았다 ”
- 후쿠시마의 원전사고로 원전의 안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원자력이 안전한가 하는 문제에 관하여 두 가지의 크게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
첫째는 후쿠시마 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한 명도 희생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2만 명 정도의 사망자와 실종자는 일본 역사상 가장 컸던 지진과 쓰나미 때문이었고 원자로 사고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점은 원자력 발전으로 인하여 배출되는 방사선의 양이 자연 방사능의 10만 분의 1 정도이고 후쿠시마, 체르노빌 같은 대형사고 시에도 주변에서의 피폭량은 대기중 방사능의 10배 정도로 건강에 피해가 없는 수준이다.
건강에 문제가 되는 수준은 기존의 100배 정도의 방사능이 있어야 하며 원자로 주변의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라며 잡힌 통계들은 과학적으로 정확한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둘째로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에 맹점이 있다. 후쿠시마의 9.0 지진과 경주의 5.8 지진 폭의 차이가 두 배 정도 되는 것이 아니고, 10의 9승과 10의 5.6승의 차이, 즉 1600배의 차이다.
파괴력(Energy Released)은 1600의 1.5 승, 즉 64000배의 차이로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후쿠시마 원전들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하나도 없었으며 쓰나미로 인해 원자로 3기의 Diesel generator oil tank가 쓸려 내려가서 발생한 일이었다.
다만, 33년 전에 체르노빌의 증기 폭발과 흑연 감속재 화재로 완전히 노출된 노심을 막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헬리콥터 저공비행을 한 조종사 200여 명 중 42명이 사망한 것은 원자력 발전소로 인한 사망자들이 맞다”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장윤일 박사
- 소디움냉각증식원자로 기술에 관해 설명해주신다면.
“현재 상업용 원전은 우라늄 자원의 0.6%만을 활용하고 있으며 사용 후 연료는 처분해야 한다.
스웨덴은 19 억 년 전에 생성된 깊은 암반에 500m 깊이로 지하 처분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직접 처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개발한 소디움냉각증식원자로의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사용 후 핵연료에 있는 반감기가 긴 원소를 추출해 고속로에서 연소시켜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고속로에서 170배까지 확장 가능하며 남은 폐기물의 유효 수명은 약 30만년에서 약 300년으로 줄어들어 처분장 건설 및 관리 부담이 크게 경감된다.
이 방법은 현재 미국 아르곤 연구소와 한국만이 공유하고 있으며, 미래 전력 수요 증가를 감당 할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 과학자들, 특히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정년퇴직 제도로 한창 우수한 인재가 조로한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인에서는 나이가 되었다고 직업을 그만두게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나이에 의한 퇴직 강요는 차별이라는 판단에 의한 것인데 일만 잘 할수 있다면 직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나만 해도 나이가 76세인데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경우 61세 정년퇴직을 한다고 들었다. 미국의 연구원이라면 61세면 아직 한창일 나이인데 그만둬야 한다니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 한국의 탈원전 정책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한국의 탈원전 정책에 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원자력은 에너지 시장에서 ‘대안이 없는 대안’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은 일부 원전을 폐쇄하였고 독일은 탈원전 정책을 다시 채택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원자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1995년에 인도,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및 우크라이나에 약 80개의 신규 원전이 건설되었고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과 다른 19개국은 10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도 신흥 원자력 에너지 30개국도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5번째로 원자력 발전소가 많은 나라이며 미국에서도 한국의 원전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원자력 르네상스는 미래의 전력 수요 증가를 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과감하게 지원하라고 권하고 싶다.”
- 더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고속로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기술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의 PGSFR(제4세대 원전 고속로)프로젝트는 2012년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로 시작되었다. 원래 계획은 2020년까지 설계 인가를 받고, 2028년까지 건설을 완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공적인 고속로 기술 이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중단될 예정이다.
중국과 인도는 고속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5~6년 안에 한국의 원전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먼저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실증하기 위해 고속로 프로젝트는 재가동되어야 하며 30년 후 한국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원자력 기술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