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기전자공학부 유희준 석좌교수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회준 석좌교수가 반도체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아시아 교수로서는 최초로 기조연설자을 진행했다.
유 교수는 생활에서 인공지능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지능 칩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이번 기조연설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17일 ISSCC의 자매 학회인 아시아고체회로학회(ASSCC)의 차기 학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유 교수는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ISSCC에서 세계 각국의 반도체 기술자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지능을 실리콘 상에(Intelligence on Silicon) 라는 주제로 인공지능 칩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기조연설을 했다. (부제 : 심층 신경망 가속기부터 뇌 모방 인공지능 시스템 온 칩까지 From Deep-Neural-Network Accelerators to Brain Mimicking AI-SoCs)
유 교수는 먼저 KAIST에서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가변형 인공지능 컴퓨팅(Reconfigurable AI Computing)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칩의 구조를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연산에 사용되는 데이터 범위를 바꿀 수 있어 한 개의 칩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가속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 상황에서 저전력의 고속처리가 가능하다.
이어 유 교수는 그동안 불가능했던 모바일용 인공지능 칩에서의 학습 (Training)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기존 인식(Inference)용 가속기는 원격 서버에서 학습을 진행한 후 완료된 모델을 내려받아 칩에서 인식만 수행해 진정한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는 없었다.
이후 유 교수는 모바일용 칩에서도 개인정보보호 및 보안 등의 이유로 기기에서의 학습이 필수적이라 예측하며 저전력 및 고속처리가 가능한 KAIST의 학습용 칩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을 스스로 감지하고 학습해 최적의 행동을 할 수 있는 로봇이나 자동차 등의 예시를 제시했다.
유회준 교수는 인공지능 칩의 미래에 대해 ▲미시적 뇌 신경의 동작을 모방하는 뉴로모픽(Neuromorphic) 칩과 ▲거시적인 뇌인지 기능을 모방한 칩, 두 가지로 예측했다.
학습용 칩을 통해 로봇 또는 자동차가 마치 반려동물처럼 사용자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에 맞춰 행동하는 ‘휴머니스틱 인텔리전스(Humanistic Intelligence)’라는 새 개념을 주창했고, 이는 미래 인공지능 응용에 핵심적일 요소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뉴로모픽 칩은 RRAM, PRAM 및 MRAM과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를 시냅스 및 뉴런으로 구현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주장했다
거시적 인지 기능 모방 칩은 뇌의 기능을 모방한 연산 블록들이 커넥톰(Connectome)과 같은 형태의 회로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발전하리라 예측했다. 특히 시각 인지 모델을 활용한 KAIST 인공지능 칩 개발 사례들을 제시하며 이러한 접근이 저전력화 및 고속화에 유리함을 주장했다.
유회준 교수는 “뇌의 해부학적 및 기능적 연구의 진보에서 힌트를 얻어 인공지능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 칩의 발전도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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