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8일 발표한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3%(636억 원) 증가한 1,900억 원을 나타냈다. 2월 관객 수가 급등한 것은 ‘극한직업’이 2월 108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에 힘입은 결과였다.
2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6.5%(1024만 명 ↑) 증가한 1723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1.2%(903억 원 ↑) 늘어난 1,463억 원을 나타냈다.
2월 외국영화는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었던 탓에 전년 동월 대비 41.0%(351만 명 ↓) 감소한 505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0%(267억 원 ↓) 줄어든 437억 원을 나타냈다.
영화 ‘극한지업’ 포스터
#‘극한직업’ 전체 흥행 순위 1위
‘극한직업’이 2월 1089만 명의 관객을 모아 전체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극한직업’은 13일 기준으로 1621만 명의 누적 관객을 모아 역대 전체 영화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했는데, 이러한 흥행 신드롬의 이면에는 한국영화 대작화의 폐단이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시기에 개봉한 ‘마약왕’ ‘스윙키즈’ ‘PMC: 더 벙커’ 등 제작비 150억 원 이상의 대작영화 3편과 설 연휴 직전 개봉한 제작비 130억 원의 ‘뺑반’까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데 실패하면서 그 반사이익을 제작비 95억 원의 중급영화 ‘극한직업’이 모두 가져갔다.
‘극한직업’은 겨울 시즌에 볼만한 영화가 없어 관람을 유보했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고, 기세를 몰아 설 대목까지 장악했다.
‘극한직업’은 설 연휴(2019년 2월 4일~6일) 3일간 324만 명을 모아 설 연휴 흥행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설 연휴 3일을 기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관객 기록이다. 극장가의 흥행 추이를 고려하면 ‘극한직업’은 설 연휴 역대 최고 흥행작일 것으로 사료된다.
설 연휴가 끝나고 마블영화가 개봉하기 전의 짧은 시기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유는 지난 몇 년 사이 성수기와 비수기를 한국 대작영화와 마블영화가 나눠가지는 흥행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틈새시장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설 이후 ‘증인’ ‘사바하’ ‘항거: 유관순 이야기’ 등 중급 이하의 다양한 한국영화가 개봉해 선전을 펼쳤다. ‘증인’은 190만 명을 모아 2월 흥행 순위 3위에 올랐고, ‘사바하’는 168만 명을 동원해 4위에 자리했다. 외국영화로는 ‘알리타: 배틀 엔젤’이 192만 명으로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씨제이이앤엠(주) 배급사 순위 1위
‘극한직업’(1089만 명), ‘사바하’(168만 명) 등 5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가 관객 수 1268만 명, 관객 점유율 56.9%로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증인’(190만 명), ‘항거: 유관순 이야기’(18만 명), ‘말모이’(12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는 관객 수 221만 명, 관객 점유율 9.9%로 2위에 올랐다.
‘알리타: 배틀 엔젤’(192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는 관객 수 201만 명, 관객 점유율 9.0%로 3위에 자리했다.
#‘그린 북’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
1월에 이어 2월에도 ‘그린 북’(9만 1천 명)과 ‘가버나움’(8만 7천 명)이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1월과 2월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화두는 사회적 약자였다. ‘그린 북’은 흑인 동성애자가 주인공이고, ‘가버나움’은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빈민층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린 북’은 주제의 무거움을 음악으로 중화시킨 것이 흥행의 이유가 되었고, ‘가버나움’은 비전문배우 캐스팅을 통한 리얼리티의 강화가 관객의 지지를 얻은 요인이 되었다. 반면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1월에 이어 2월에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침체국면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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