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부산본점 5층 뉴발란스 스포츠 매장에 고객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애슬레저 상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아웃도어 인기에 밀려 레포츠 시장의 주연 자리를 내어주었던 스포츠가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아웃도어가 기능성과 활동의 편리함으로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을 비롯해 20~30대까지 각광받으며 레포츠 시장을 이끌었다. 일부 브랜드밖에 없어 스포츠 상품군에 속해있던 아웃도어가 매년 10~20%가 넘는 고신장과 브랜드 확장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스포츠 매출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2000년 중반 5~6개 정도에 불과하던 아웃도어가 2010년 중후반에는 20개 브랜드에 육박할 만큼 확대됐다.
아웃도어 패션 열풍이 불면서 스포츠는 물론, 캐주얼을 찾던 고객층까지 아웃도어로 흡수하며 레포츠 매출을 주도하는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실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레포츠 상품군(스포츠, 아웃도어, 골프) 매출 추이를 보면, 2011년 스포츠 매출 구성비는 44.8%로 아웃도어 36.4%보다 8.4% 나 높았지만 2012년 아웃도어(41.5%)가 근소하게 스포츠(41.2%) 매출을 넘어선 이후, 2015년은 격차가 더욱 벌어져 스포츠(35.7%)보다 무려11.6%나 높은 48.1%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웃도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주춤한 반면, 스포츠는 매출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2017년 10%, 지난해에는 22.7%나 신장하며 스포츠에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2016년 아웃도어보다 6.5%나 적었던 매출 비중이 2017년에는 0.7% 역전했고, 지난해는 스포츠45.5%, 아웃도어 35.3%로 10.2%까지 격차를 벌리며 레포츠 시장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이는 운동경기(athletic)와 여가(leisure)를 합친 단어로 운동복처럼 편하고 일상복으로도 어색하지 않은 옷차림의 ‘애슬레저’가 스포츠를 넘어 의류시장의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요가나 헬스 등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한데다가 일반적인 스포츠웨어와 달리 디자인과 형태도 다양해진 애슬레저룩이 운동을 넘어 일상복으로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스포츠업계의 레트로(복고) 바람도 한몫을 하고 있다. 휠라, 아식스, 뉴발란스, 르꼬끄, 프로스펙스 등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2~3년전부터 80~90년대 상품을 옮게 놓은 듯한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 컬러의 트레이닝복과 빅사이즈 로고 등 촌스럽게 여겨지던 상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10~20대는 패션 아이템으로, 40~50대 고객들에게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서는 브랜드 확대와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하며 고객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헬스, 요가복, 피트니스 상품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편집매장 ‘마이 피트니스 스튜디오’, 롯데백화점 동래점에는 부산 지역 최초로 입점한 요가복 ‘안다르’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오는 5월 동래점에는 9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피트니스 편집숍 ‘피트니스 스퀘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상품도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뉴발란스는 배까지 탄탄하게 잡아주는 ‘하이웨스트 액티브 블록 레깅스’, 휠라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츠 기능적 면모를 모두 담은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 출시를 비롯해 디스커버리, 네파, K2 등 아웃도어까지 애슬레저 상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또 레트로 상품을 먼저 선보인 휠라에서는 포퍼먼스 위주로 일부에만 적용했던 복고 디자인을 티셔츠, 트레이닝복 등으로 더욱 확대했고, 프로스펙스와 아식스에서는 오리지널 로고가 새겨진 운동화 등 다양한 복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이재철 남성스포츠팀장은 “아웃도어 인기에 밀려 스포츠 상품이 주춤했지만 최근 에슬레저, 레트로가 인기를 끌면서 스포츠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디자인과 상품과 더욱 다양하게 준비하는 한편,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 발굴에도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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